사태 수육
오늘 아침은 어제저녁에 먹고 덜어 두었던
사태 수육 데워서 먹는다.
사태는 찬물에 핏물 쏙 빼내고 세 토막 내어
무, 대파 한뿌리, 마늘 몇 쪽, 수삼 한뿌리
표고버섯 넣고 오랜 시간 끓인다.
젓가락으로 찔러서 익었으면 채반에 걸러준다.
걸러낸 육수는 면포에 한번 더 걸러준다.
이때 찬물에 적신 면포여야
기름을 걸러준다.
넓은 냄비 바닥에 알배추 반통 큼직하게
썰어 깔고 사태는 얇게 썰어 얹고
부추 한 단과 팽이버섯을 얹어
국간장과 천일염 조금 둘러 심심하게
간을 한 후에 배추가 힘 빠지면 불을 끈다.
맛간장에 레몬즙, 유자청 조금 넣고
소스 만들어 찍어 먹는다.
국물에 밥 한 숟갈씩 적셔 호로록.
남은 육수는 저녁에 뭇국을 끓여야겠다.
오늘도 어제처럼 기분 좋은 바람이
여전히 살랑댄다.
바람에도 길이 있다.
어느 때는 들어왔다가 금새 되돌아가기도 하고
어느 때는 들어와 한참을 집안 곳곳
머물기도 한다.
어제오늘 바람을 맞느라 붙박이장까지
모두 열어 둔다.
실컷 돌다 나가렴.
습한 기운 모두 데려가렴.
또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