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따위는 참고하지 않는다.
먹어본 맛을 기억으로 더듬어 요리하는 와이프 덕분에 자주 마루타가 되는 남편..
이상하게 레시피 없이 만드는 요리가 더 좋다.
자 이번에는 새로운 걸 가져왔어,
라고 하니 역시나 긴장하는 눈치.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 에서 마라 청어알 파스타를 만들었대.
기사 제목 읽고 영감을 받았어.
나는 마라-쭈꾸미-파스타를 만들어볼께.
카펠리니면이 있어 살짝만 데쳤고.
팬에 기름 둘러서 쭈꾸미 달달 볶아주다가,
초록초록한 고수와 청경채
탐스럽게 익은 대추 토마토를 넣고
마라 기름에 함께 쉐킷쉐킷 다같이 볶는다.
집나간 입맛도 불러오는 예쁜 색깔!
초록과 빨강이 만나는 느낌이 너무 좋다.
한입 먹은 남편의 말,
이건 꼭 중국 할머니가 만든 스파게티 맛이야.
할머니들이 손주들 치킨 만들어준다고 하면 백숙같은게 나오고
스파게티 만들어 준다고 비빔국수 같은거 만들어주잖아.
듣고 한참을 웃었다.
조금은 저세상 메뉴,
마음대로 만들어버렸는데도
맛있다 맛없다고 말하지 않고 함께 상상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