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감자가 참 맛있다.
아주 곱게 채를 썰어서 물에
잠시 담가 둔다.
이렇게 전분을 제거하고 채반에서 물기를 뺀다.
(전날 밤에 해두면 편하다)
당근은 소금에 살짝 절여서 물기를 빼준다.
당근은 뻣뻣하면 식감도
거칠고 맛도 떨어져서
번거롭지만 이렇게 한다.
달군 팬에 다진 마늘, 다진 청양고추를
달달 볶다가 감자를 넣고 볶는다.
감자가 투명해지면 소금 간을
간간히 하고 당근을 넣고
두어 번 뒤적이며 볶는다.
이때 당근은 이미 소금에 살짝
절인 거라서 소금 간을 추가로 하지 않는다.
감자볶음 하나로 밥 한 그릇씩
뚝딱.
28년 차 주부인 내게
달걀 프라이 모양 잡는 거만큼
어려운 게 감자 관리이다.
서늘한 곳에 두어도, 신문지에 싸 두어도 어김없이 싹이 돋아버린다.
몇 년 전에 감자 한 상자를
저렴한 가격에 샀는데 이틀이
못 가서 온통 싹이 나는 거다.
솔라닌 독소 때문에 싹은 아주
깊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입식 교육을 받은 나는 , 깊이 파내다 보니 남은 게 거의 없어졌다.
그렇게 도려낸 감자 싹을
물에 한번 담갔더니 뿌리가 나기 시작했고 , 그걸 화분에
심어 보았었다.
뿌리만으로도 신기해서
화분에 심은걸 잊고 있던 어느 날
하얀 꽃이 피어난 걸 보았다.
누군가 감자는 꽃이 피면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하여
그 작고 예쁜 꽃을 감상만 했었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 아쉽다.
감자꽃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감자를 보면서 감자꽃을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을 듯하다.
우리는 기억하면 좋겠다.
원래 감자꽃도 예쁘다는 걸.
이 레시피는 29년차 주부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레시피를 더 보고 싶다면: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