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달인
맛간장을 꺼내보니
색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언제나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간장을 달이는 건 아니다.
먹던 것이 똑 떨어져
의무적으로 만들 땐
색도 곱지 않고 맛도 뭔가 빈 듯하다.
어제는 미세먼지도 없고
바람도 잠시 불어주어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까지
들으면서 천천히 달여 주었다.
내 마음이 평온하고 기뻤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한동안 미세먼지와 폭염 때문에
밤에도 창을 열기가 쉽지
않았는데 새초롬 부는 바람이
갑자기 훅 하고 달려들어
그냥 그 바람을 안아주었다.
그런 맘으로 달인 간장은 맛이 곱고 색이 맛있다.
가만 들여다보면 맛간장은
검은색이 아니다.
들어간 재료들의 색이 모두 들어있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마가 아끼던 벨벳 재킷처럼
보드랍고 말갛다.
어떤 대상에게
정성을 들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을
오랜 세월 나눈다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이 우러난다.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고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다.
볶아 먹고, 졸여 먹고, 찍어 먹고. 너 참 고맙다.♡
맛간장 만드는 법:
이 레시피는 29년차 주부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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