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집행부 구성 '속도'보다는 '방향'…"3월 넘길수도"
차기 행정총괄에 '젊은 스타 축구인' 거론…'오히려 불공정' 회의론도

소감 밝히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2.26 dwise@yna.co.kr
대한축구협회의 차기 집행부 구성 작업은 '속도'보다는 '정확한 방향'을 잡는 데에 먼저 초점이 맞춰질 거로 보인다.
28일 축구계에 따르면 이틀 전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선거 캠프는 주요 공약과 그에 따라 행정적으로 변화해야 할 부분 등을 담은 자료를 이날 축구협회에 전달하며 활동을 종료했다.
정 회장이 당선되고서 캠프 인사들과 마지막으로 모인 자리에서는 축구협회의 차기 '행정 총괄'을 어떤 인사에게 맡겨야 할지를 두고 얘기가 오갔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 출신의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맡고 있는 이 자리는 회장직 밑에서 한국 축구 사무를 관장하는 '중추'다. 한때 경기인 출신이 '전무이사'라는 직책으로 역임하기도 했다.

4연임 소감 밝히는 정몽규 회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2.26 dwise@yna.co.kr
이 자리에 '특정한 이름'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정 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말 좋은 사람, 축구계를 두루 포용할 수 있으며, 누가 봐도 그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가 한 차례 연기되면서 새 집행부 출범이 늦어진 만큼 그 구성과 인선이 서둘러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정 회장의 본인의 생각은 정반대인 셈이다.
캠프에 몸담았던 정 회장의 측근은 "정 회장은 사람을 먼저 염두에 두고 그에 자리를 맞추지 않고 자리에 맞춰 사람을 뽑는다"면서 "일단 행정의 큰 틀을 짠 뒤 등용에 나설 것이다. '이름'만 보고 뽑는 일은 없을 거 같다. 인선까지는 3월을 넘길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내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의 모습. 이번 선거에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등 3명이 출마한다. dwise@yna.co.kr
선거 과정에서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행정가 될 거라 공연히 밝힌 만큼, 정 회장은 새 집행부 구성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기 행정 총괄을 맡을 후보들 이름들은 벌써부터 축구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거 캠프에 몸담은 원로급 축구인, 산하 연맹체의 고위급 행정가, 축구협회와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으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젊은 축구인 등이 거론된다.
팬들 사이에선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뽑을 사람이 없어 정 회장을 뽑았다'는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일본에선 경기인 출신이면서 행정가로도 다양한 경험을 쌓은 40대의 미야모토 쓰네야스(48)가 역대 최연소 축구협회 회장직에 올랐다.
정 회장 자신도 '젊은 행정가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는 선거 보름 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임기 중 다음 세대 행정가를 충분히 육성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더욱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축구협회가 혼돈의 시간을 보낸 지난 1년간 박지성, 박주호, 이동국, 이영표 등 여러 젊은 스타 축구인들이 축구협회에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다음 축구협회장은 누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의 모습. 이번 선거에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등 3명이 출마한다. dwise@yna.co.kr
이들을 끌어안는 '탕평책'을 쓴다면 팬들의 비판 여론을 가라앉힐 수 있고, 협회 행정에도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정 회장은 당선 직후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축구협회 내부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온 적이 없는 젊은 스타 축구인들에게 덜컥 중책을 맡기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회장이 육성하겠다는 '다음 세대 행정가'가 꼭 스타 축구인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4년 동안 천안축구종합센터, 디비전 시스템 구축 등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하려면 똘똘 뭉쳐서 나아가도 부족할 판국"이라면서 "이미 축구협회와 척진 젊은 스타 축구인들이 부름에 응할지도 회의적이다. 만약 정말 이들과 함께하겠다면, 정 회장의 '섭외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