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쉘 타코
다진 소고기는 양파와 함께 달달 볶다가
다 익었으면 미리 섞어 놓은 양념장을 넣고 좀 더 바싹 볶아준다.
( 양념장은 고추장, 고춧가루 조금, 스리라차 소스 조금,
맛간장 조금, 맛술 조금, 설탕 대신 스테비아 가루 .
또는 매실액 조금 넣고 조금 되직하게 섞어준다.)
구운 새우와 아보카도, 삶은 옥수수 알맹이
듬뿍 발라내어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화이트 발사믹을 섞어둔다.
토스트기에 잠시 구운 하드쉘 타코 속에
준비해 둔 재료들을 넣어준다.
그런데 바삭한 타코쉘 안에 속재료를 넣는 일은
언제나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넣다가 부서지는 일이 많으므로
꽤 집중해야 한다.
오늘도 부서진 건 내 차지.
나도 언젠간 완벽하고 이쁜 타코를 먹어보리라.
어제 은사님께서 직접 농사지으신 옥수수를 보내주셨다.
매년 감자나 호박 등을 보내주셨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심으신 옥수수를 잔뜩 보내주셨다.
종이 상자를 열어보니 신문지에
겹겹이 싸서 보내셨는데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신문지는 푹 젖어 있었다.
배송 도중에 혹시라도 물러질까
노심초사하시며 신문을 깔고
옥수수를 채워 넣으셨을걸 생각하니
너무 죄송스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좀 긴 이야기를 꺼낸다.
학창 시절 나는 내 인생에 너무나도 중요한 두 분의 선생님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은 담임이셨던 분인데
어느 날 나를 부르셔서
“ 엄마가 전화 주셨는데 빨리 집으로
보내시란다. 너네 집에 괴한이 전화해서
300만 원을 공중전화 박스에 두지 않으면
아이들을 모두 납치할 거라했단다. 너희 집 부자야? “
하시며 장군 멍군 장기 두시느라 정신없으셨다.
그때 나는 너무 무서웠는데
덜덜 떨며 혼자 학교를 나와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집에 왔던 기억이 있다.
이게 40년 전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담임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절대
아이 혼자 집으로 보내진 않을 것 같다.
꼭 부자여야만 납치의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어린 내 마음은 그때 부서져 버렸다.
너무 무서운데, 우리 집이 진짜 부자였다면
나를 혼자 보내지 않으셨을까?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겼다면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안전을 지켜 주어야 하지 않는가.
암튼 열네 살 시절 겪었던 그 일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으며
그 선생님에 대한 서운함은 아직도 남아 있다.
또 다른 한 분은 나에게 옥수수를 보내주신 선생님이다.
이 분은 담임선생님이 아니셨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거, 내가 쓰는 글,
내가 읽는 책들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수업시간에 또롱 또롱 하게 앉아서
늘 질문이 많았던 나에게
너무 그렇게 긴장하며 살 필요 없다고 하셨었다.
사람은 왜 책을 읽어야 하며,
왜 타인의 생각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도 알려 주셨다.
수업시간엔 항상 작은 카세트를 들고 오셔서
유치환의 <행복>이나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등의
시를 들려주시고 수업을 시작하셨다.
내가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드리러 갔을 때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하시면서
무조건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결혼하고 아이를 기르면서 정신없이 살다가,
큰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그 시절 우리들에게 굳이 공부가 아니어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가르쳐 주신 그 선생님이 생각나서 전화를 드렸는데…..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단번에 내 목소리를 기억하시고
껄껄 웃으셨다.
그때부터 전화도 드리고 가끔 학교도 가서 뵙고
그러다가 선생님은 퇴직을 하셨다.
이제는 부모님처럼 나와 우리 가족을 챙기신다.
외국 여행을 가셔도 우리 아이들의
옷가지를 사서 부쳐주시기도 한다.
아이들이 졸업하고 입학할 때 책을 보내주시거나
전신환을 보내주시고,
사모님께서도 선생님의 건강을
나와 의논하신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난 아직도 책을 좋아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나의 아이들에게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참 교육이란 무엇인가…
자주 생각하게 되는데
선생님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선생님은 나에게만 특별히 잘해 주신건 아니다.
그 시절, 모든 학생들에게
성적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 참된 인간 > 이 되도록 지도하셨던 것 같다.
일흔을 바라보시는 선생님은
이제 나에게
< 어이, 친구> 하신다.
앞으로도 배우고 따라야 할 게 많다.
오래오래 건강하시면 참 좋겠다.
이 레시피는 29년차 주부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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