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여행지

시애틀 중앙 도서관 | 도서관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8-23 18:09
조회
316

시애틀(Seattle)은 참 이상한 도시다. 찬란한 햇살 쏟아지는 캘리포니아 휴양지도 아닌데 이름만 들어도 지금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어 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곳에 가면 나도 왠지 시애틀스러움에 자연스레 물들어 버릴 것 같아, 방문자일 뿐인 내가 마치 그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아. 주룩주룩 내리는 겨울비를 맞는다 해도 굳이 그곳으로 향하고 싶어 지게 만드는 신기한 도시가 바로 시애틀인 것이다.


 


시애틀이라는 이름을 가만히 소리 내어 발음해 보면 우리 가족의 지난 여행이 떠오른다. 그리고 곧이어 몇몇 장소들이 연달아 떠오르는데 시애틀 중앙 도서관(Seattle Public Library-Central Library)도 그중 하나다.


 


시애틀의 중심, 4번가에 당당히 자리 잡은 시애틀 중앙 도서관은 책을 향한 특별한 애정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외관을 자랑한다. 푸른빛이 도는 유리와 철제빔으로 이루어진, 겉모습만으로도 이미 매력이 넘치는 이 11층짜리 건물은 건축의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조슈아 프린스 라무스(Joshua Prince-Ramus)의 참여로 탄생한 공간이다. 이곳은 독특한 외관뿐 아니라 그 중요성으로 인해 시애틀 전역에 흩어져 있는 스물여섯 곳 공립 도서관(SPL: Seattle Public Library)과 한 개의 모바일 도서관 시스템의 중심이 되는 플래그십 도서관 역할을 맡고 있다 한다. 도서관에만 가면 그곳에 얽힌 역사가 궁금해지는 나는, 생각난 김에 시애틀 공립 도서관의 역사에 대해서도 찾아 읽어보았다.


 


시애틀 지역에 공립 도서관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시기는 18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도서관 건립을 위한 추가적인 논의와 법적인 절차 마련, 기금 모금 등의 과정을 거쳐 1890년 첫 번째 공립 도서관이 설립되었고 그로부터 한 해 뒤 대중에게 공개된다. 그러나 문을 열었다고 자동으로 운영이 되는 것은 아닐 터. 초기에는 재정 문제로 인해 운영이 쉽지 않아 돈 때문에 도서관이 한 건물에서 또 다른 건물로 이전을 거듭해야 했다고.


 


바로 이때 두둥! 카네기가 등장한다. 맞다. 강철왕, 바로 그 카네기.


 


강철왕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가 여러 차례에 걸쳐 거금을 기부한 덕분에 도서관이 점차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이민선에 올랐던 소년. 스스로의 타고난 장점과 자신보다 뛰어난 타인들의 능력을 적절한 시기에 과감하게 잘 활용한 덕에 그는 가난한 이민자에서 세계 최강의 철강왕으로 우뚝 서게 된다. 노동자 탄압으로 인해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혜의 창고인 도서관을 건립하기 위해 넉넉하게 기부를 했던 점은 분명 칭찬할만하다 하겠다. 카네기는 고향인 영국 던펌린을 비롯해 영국과 미국에 무려 2천5백 개 이상의 도서관을 세우는 데 일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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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도서관은 딱딱하고 어려운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종이책을 넘어 전자책이 힘을 얻어가는 시대, 재미가 없으면 그 무엇도 되지 않는 시대의 도서관은 과거의 모습으로부터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애틀 중앙 도서관을 만든 이들은 그들이 디자인한 공간이 도서관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소수에게만 허락된 공간이 아닌, 길가던 그 누구라도 언제고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는 공간. 종이에 인쇄된 정보만이 아닌 종이책과 전자책, 웹 공간의 정보가 어우러지는 공간, 강연이나 모임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레 서로 섞여들 수 있는 모양새로 건축되고 배치된 도서관 건물과 서가, 그리고 그 사이를 자유롭게 누비는 수많은 방문자들로 인해 오늘날의 시애틀 중앙 도서관의 모습이 완성된 것은 아닐까?


 


INFORMATION


시애틀 중앙 도서관(Seattle Public Library-Central Library)


주소: 1000 4th Ave, Seattle, WA 98104, USA


전화번호: +1 206 386 4636


웹페이지: https://www.spl.org/hours-and-locations/central-library


 



 


출처brunch.co.kr/@travelnread


 


이 글은 브런치 작가 여행하는가족 님의 동의하에 게시되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여행하는가족(Travellingfamily)


 


* 미국 워싱턴 주 최대 한인 커뮤니티 케이시애틀은 작가님들의 기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정된 작가님은 블로그/브런치/웹사이트 링크를 게시글에 남겨드립니다. 작품 기고: contents@kseatt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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