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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 27 엄마를 부탁해

Author
LaVie
Date
2023-05-10 11:19
Views
643

신은 자신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어머니를 보냈다

이 말은 인류 역사에서 신의 사랑과 비교할 대상은 어머니의 사랑 밖에 없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이 있고 어버이 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마더스데이가 있다.

이번 돌아오는 마더스데이는 천국에 계신 나의 엄마가 유독 많이 생각이 난다. 나도 이제 늙어가면서 마음이 약해지는 것일까?

그리고 오래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소설을 읽으면서 암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를 부탁해]는 연극으로 상영될 만큼 많이 읽혀진 소설이다.

이번에는 이 소설을 이야기하며 나의 엄마를 추모해 보려한다.

그리고 세상 모두의 엄마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소설은 치매를 앓던 엄마가 실종 되었다는 소식이 가족들에게 전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들 둘, 딸 둘을 둔 엄마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 '박소녀'는 1936년생이다. 그 시대의 엄마의 전형적인 모습을 대변해준다. 자식과 남편을 위해 자기 몸 하나 희생해서 슈퍼맨처럼 모든 일을 척척해낸다. 하지만 가족들은 엄마의 이런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힘듦을 엄마는 가족들에게 티를 내진 않지만 몸은 서서히 망가져가고 나중엔 뇌졸중이 온다.​

하지만 엄마는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견디기 힘든 통증도 숨기고 혼자 이겨낸다. 항상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식들 먼저 챙기고 고생하는 엄마를 자식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엄마는 뇌졸중에 의해 치매가 한창 진행되어 엄마가 집을 나서 헤어지는 날 세 살 때 기억만 가지고 혼자 헤매이다 실종된다. 엄마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가족들은 엄마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네 명의 자식들은 엄마를 찾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열심히 돌리고  신문에 엄마를 찾는 광고를 내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자식들은 결혼을 해서 본인들이 엄마가 되어 보니 뒤 늦게 엄마의 대단함을 느끼고 얼마나 자식들을 위해 희생했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엄마가 없어지고 난 후라 후회만 가득하다.

 

이 소설의 특징은 2인칭 시점으로 네 개의 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큰 딸인 ‘너’의 시선으로 한 인간으로서, 여인으로서의 엄마를 그리며, 엄마를 잃기 전 엄마를 좀 더 사랑하지 못한 후회를 그리고 있다.

2장에서는 큰 아들인 ‘그’의 시선으로 자신에게 최선을 다 했으면서도 늘 미안해 했던 엄마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에 대한 자책과 안타까움을 담고 있으며,

3장에서는 남편인 ‘그’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엄마로 자신에게는 늘 한결같은 나무였던 아내를  떠 올리며 자신의 무관심에 대해 후회와 미안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4장에서는 엄마인 ‘나’의 시선으로 남은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삶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엄마를 잃어버린지 9개월이 지나고 딸인 ‘너’가 엄마 또한 엄마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줄 ‘엄마’가 필요 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티칸에서 피에타 상을 보고 연약한 두 팔로 인류의 모든 슬픔을 끌어안은 듯한 마리아와 예수님 모습에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라는 말을 남긴다.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집에서 태어날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 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4장 또 다른 여인 중에서 p.254)

 

나의 엄마가 가족들을 위해 일생을 희생하시고 가셨던 것처럼 나 역시 엄마가 되어 살고 있고 언젠가는 나도 엄마가 계신 천국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엄마, 팔남매 많은 자식을 키우시며 홀로된 여인으로 힘든 역경을 깊은 신앙심으로 이겨내시고 살다가 가신지도 벌써 이십오년이 지났다. 어버이 날 가슴에 카네이션 꽃 한송이 꽂아 드리고 변변한 효도 한번 못하고 헤어졌다.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막내 딸에게는 너무 짧았다.  지금 나에게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엄마가 살아 생전에 가보고 싶었던 미국에 막내 딸이 살고 있으니 함께 여행하며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따금씩 엄마 치마자락에 엎드려 하소연하며 울고 싶다.

나는 두 자녀를 키우는것도 힘이 들었는데 엄마는 어떻게 팔남매를 키우셨어요?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Total Reply 2

  • 2023-05-10 11:53

    읽으면서 저도 어머니 생각이 많이나네요. 언제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3-05-10 16:28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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