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불공정 계약' 논란에…하이브 "인권 보호 조항 포함" 반박
NYT가 입수해 보도…"미성년 멤버들 새벽까지 연습하고 성형비 상환"
하이브·어도어 "수면권·교육권 등 보장…충분한 논의 끝에 체결"
뉴진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과 소속사 간의 계약이 유례없이 제약적이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자 하이브와 어도어가 "뉴진스 전속계약서에는 기본적 인권 보호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NYT는 5일(현지시간) 뉴진스 멤버가 10대 연습생 시절 체결한 비밀 계약서를 입수했다며 해당 계약이 한국 정부가 만든 표준계약서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이 계약서에는 미성년자인 대중문화예술인의 학습권과 수면권, 휴식권 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과 청소년 공연자가 과도한 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빠졌다.
뉴진스 멤버들은 새벽 2시까지 연습하는 일이 적지 않았고, 트레이닝 공간도 비디오카메라로 녹화됐다고 NYT가 그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멤버 5명 가운데 4명은 학교를 자퇴했다.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이 종료될 때 대중문화예술인의 이름과 이미지, 목소리에 대한 레이블의 권리도 소멸해야 했지만, 뉴진스 계약서에는 이러한 조항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속사는 뉴진스의 초상 및 음성권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AI)으로 음성 복제본 또는 챗봇을 생성하는 것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2024년 뉴진스 공연 앞둔 도쿄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진스 계약서에는 수많은 제약 사항이 추가된 것으로도 드러났다.
예를 들어 멤버들이 법으로 금지된 행위는 물론 불성실한 태도와 자기관리 소홀, 부적절한 연애, 차별 발언, 회사와의 분열 조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이 명시됐다. 특히 회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NYT는 이외에도 회사의 의사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거액의 위약금을 물도록 한 조항, 미용 목적의 시술 권유도 이뤄졌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데뷔 전 멤버들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고, 소속사 어도어 측이 멤버 가운데 몇 명을 상대로 미용 시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는 소속사가 연습생 기간에 성형수술과 기타 미용 시술에 지출한 돈의 상당 부분을 멤버들이 상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뉴진스 멤버 부모 중 한 명은 계약서 서명 전에 일부 조항 변경을 요청했지만, 어도어 부사장은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계약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사실상 협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해당 계약서를 검토한 노종언 변호사는 "최근 메이저 레이블 계약에서 보기 드문 수준으로 아티스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와 어도어는 6일 입장문을 내고 "계약은 2022년 1월 7일에 계약서 초안이 공유된 이후 4월 들어 계약이 체결됐다"며 "석 달에 걸쳐 질의응답 세션, 이메일 소통, 아티스트 측 변호사 검토를 거친 수정 논의 등 긴 대화가 이뤄졌다. 당시 계약이 양측의 충분한 논의 끝에 체결됐다는 점은 법원 결정을 통해서도 인정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당사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별도 부속합의서와 인권 보호 조항을 통해 수면권·교육권·휴식권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비용 분담과 위약벌 산정 방식도 아티스트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다"라며 "CCTV는 연습실 등 공용공간의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만 설치했고, AI 콘텐츠에 목소리와 얼굴을 활용할 경우 아티스트의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당시 어도어 대표이사였던 민희진과 민희진이 임명한 부대표, 멤버 및 부모, 일부 멤버의 법률대리인이 계약 문구를 조율하고 최종 서명했다"고 강조하며 "당사는 NYT에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기사에 민희진이 계약 주체였다는 점을 명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도 같은 날 입장을 내고 "뉴진스 전속계약서의 초안은 하이브 법무팀에서 작성했다. 계약서의 수정 작업 역시 하이브 법무팀을 통해 진행됐다"며 "어도어는 하이브가 작성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아티스트 측과 소통하고, 부모들의 질문과 수정 요청을 하이브 법무팀에 전달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하이브 주장을 반박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또한 "하이브 대표이사가 승인하지 않으면 자회사 대표이사가 승인할 수 없는 구조를 설계한 뒤,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만들어 입장문을 배포한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