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조차 안 나온다"…다시 찾아온 급락장에 개미들 '망연자실'
개인 투자자들, "이제는 팔지도 못한다"·"대출받았는데 어떡해"
'미장' 유턴 고민도…美 반도체 3배 ETF 급락에 서학개미도 손실
개인투자자 손실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코스피가 지난 13일 5% 넘게 급락한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인 15일 7% 안팎의 폭락 장세를 나타내면서 개미들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에 개미들은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할지 가져가야 할지도 결정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36% 하락한 5,566.40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단숨에 5,000선 중반까지 밀리며 종가 기준 간신히 턱걸이해오던 '6천피'도 사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시각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21만1천500원, 127만8천원까지 밀렸다.
7거래일 연속 이어진 코스피의 하락세의 개인 투자자들은 '손절 시기조차 놓쳤다'고 한탄했다.
국내 증시에 수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30대 이모 씨는 올해 한때 2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가파른 주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률이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씨는 "두어 달 전에 팔았어야 했는데 반도체 실적이 좋아서 반등할 줄 알았다"며 "매도 시기를 놓쳤다"고 푸념했다.
이어 "오늘까지 최근 사흘 동안만 매일 수천만 원씩 손실이 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그대로 가져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했다.
주식 투자를 위해 비상금 대출까지 받았다는 20대 대학생 A씨는 "손실이 대출금을 메우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며 "외국인이 대규모로 팔아치우는데 개인이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경기에 사는 30대 여성 박모 씨는 "지난여름에 코스피 변동성이 워낙 컸다 보니 최근 '사팔사팔'(사고 팔기) 중이었는데 엊그제부터 손해만 10%가 넘어버려서 팔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달 들어 손해액만 200만원이 넘었다"로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반려 주식'이 될 것 같다. 다만, 이전에도 증시가 크게 내리고 난 후에는 올랐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 조금 더 저가 매수해서 내년까지 버텨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개인 대출을 받아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한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주가가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니 월급이 녹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내년에 반도체 수요가 폭발한다고 하니 일단 투자 자금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코스피, 장중 5,500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6008.81) 대비 335.8p(5.59%) 내린 5673.01로 개장했다. 2026.10.15 cityboy@yna.co.kr
증권 커뮤니티에서도 투자자들의 울분 어린 글이 쏟아졌다.
한 투자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물타기'조차 포기한 상태"라고 적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한참 전에 삼성전자를 21만원에 걸어두고 잊고 있었는데 오늘 매수가 됐다"며 허탈해했다.
정부가 '국장'(국내 주식시장) 복귀를 독려하면서 국내 주식에 투자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미장'(미국 주식시장)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서울에 사는 40대 여성 B씨는 "국장에 대한 마음이 식었다는 게 느껴진다. (정부와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이 저평가됐다고 다시 오를 거라고 했는데 결국은 아니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B씨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시장과 기업을 가만히 뒀으면 좋겠다"며 "손을 댈수록 왜곡이 되고 그게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외면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역시 손실이 난 건 마찬가지다.
14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속슬' 주가는 전날보다 13.35% 급락한 110.5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14일(-16.98%)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