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심의위 확대한 '공소청 사건심의위', 공소취소 관여 가능성은
인원 대폭 늘리고 심의 대상에 '상소 여부' 추가…검사도 심의 신청 가능
"공소 취소도 심의 가능"…기속력 없어 결정은 결국 주임검사 몫
공소청 시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이달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깃발이 날리고 있다. 2026.10.2 cityboy@yna.co.kr
과거 검찰권 남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었던 수사심의위원회가 새로 출범한 공소청에서는 기능을 한층 강화한 사건심의위원회로 개편돼 종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건심의위는 사실상 공소청의 업무 전반에 대해 심의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 정치권과 법조계 최대의 논란거리인 이재명 대통령 형사재판의 공소 취소에도 관여할지도 관심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2일 개청한 공소청은 종전 검찰청이 운영해오던 수사심의위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을 심의하기 위한 사건심의위를 설치한다.
검찰 개혁 일환으로 2018년 도입된 검찰 수사심의위는 외부 위원들이 민감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의견을 제시해 검찰권 남용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2024년 9월 김건희 당시 영부인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의 기소 여부를 심의했던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권고하자 일각에선 검찰의 사건 처리에 명분만 더해줬을 뿐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검찰 수사심의위 명단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고, 1심에서 패소한 데 불복해 항소했다.
신설되는 공소청 사건심의위는 검찰과 달리 수사권이 없는 점을 고려해 명칭에서 '수사'를 제외하면서 종전보다 규모와 심의 대상을 확대했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대검찰청에 150∼250명의 위원으로 구성했던 것과 달리 공소청 사건심의위는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 6개 광역공소청(고등검찰청의 후신)에 설치하며 각각 50∼200명의 위원을 둔다. 최소 300명에서 최대 1천200명 규모다.
과거 검찰 수사심의위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주체는 고소인, 기관 고발인, 피해자, 피의자나 변호인 등 사건관계인으로 제한됐지만, 공소청 사건심의위는 사건을 담당하는 주임 검사도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위원회를 소집할 권한은 검찰 수사심의위에선 검찰총장에게 있었지만, 공소청 사건심의위에선 광역공소청장에게 있다.
심의 대상은 과거보다 한층 넓어져 공소청 사건심의위는 비록 수사권이 없어져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해선 심의할 수 없으나 검찰 수사심의위에선 심의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았던 '상소 제기 여부'도 심의한다.
이 밖에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형사사법제도에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이들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점,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정당에 가입한 인물은 위원이 될 수 없는 점, 전체 위원 중 무작위 추첨된 일부가 심의를 맡는 점 등은 종전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가져간다.

이재명 대통령
(세종=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hama@yna.co.kr
공소청 사건심의위의 심사 대상은 공소청법상 ▲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 공소 제기 여부 ▲ 상소 제기 여부 ▲ 그 밖에 검사의 직무와 관련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네 번째에 해당하는 대통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사건심의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사안의 중대성, 반복성, 권리구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 광역공소청장이 사건심의위의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이다.
바꿔 말해 사실상 사건심의위는 사안이 중요한 경우 공소청에서 검사가 담당하는 모든 업무 영역을 심의할 수 있다.
특히 여기에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공소 취소도 포함된다.
재판이 중지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여부는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인 작년 하반기부터 검찰이 이 대통령 사건을 조작 기소했다고 주장하며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6월 2일 국무회의에서 구자현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특정 사건을 언급하진 않으면서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사실상 공소 취소를 요구했다고 비판받았다.
이후 '검찰 조작기소 특검'을 출범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상 공소 취소 조항을 삭제하고 통과시켜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어디까지나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만을 언급해 아직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향후 특검수사 또는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특검이 아닌 공소청을 통한 공소 취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건심의위가 향후 공소 취소 여부를 심의하더라도 어떤 결론을 낼지 예단할 수 없는 데다 위원회 심의는 의견일 뿐 기속력이 없어 명분을 형성하거나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소청 관계자는 "공소청법과 대통령령의 규정에 따르면 공소 취소 역시 사건심의위 심의 대상이 될 수는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심의위가 어떤 결론을 내건 법적, 역사적 책임은 사건을 처리하는 주임 검사가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건심의위가 논란을 무릅쓰고 전례가 없는 심의에 나설지도 불투명하다.
종전의 검찰 수사심의위 역시 심의 대상으로 '기타 검찰총장이 위원회에 부의(附議)하는 사항'을 명시하고 있었지만, 공소 취소 여부를 심의한 사례는 제도가 운영된 8년 동안 찾아볼 수 없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