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칼럼

힙한 젠지 (Gen-Z) 국악인들이 그리는 새로운 풍류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6-10-01 11:04
조회
67

어느덧 신선한 가을 바람이 고국에 들녘과 이곳 미주의 산자락을 곱게 물들이는 10월입니다. 

결실에 계절이자 풍요의 계절인 이맘때면, 오래전 마을 마당에 모여 풍년을 축하하고 노래하던 우리 선조들의 신명나는 장단 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습니다.

 

최근 국악계에서는 이 가을의 풍요로울만큼이나 반갑고 활기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것을 알고 계신가요?

 

이른바 젠지z 세대 즉,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청년 국악 아티스트들이 국악의 무대를 거침없이 세계 밖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국악은 박물관에 유물처럼 오직 전통 공연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소리꾼과 연주자들은 전혀 다릅니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전통가무악의 묵직한 내공을 단단하게 다진  유망주 이면서 동시에 팝, 힙합, EDM,   r&b, 게임 OST, 현대무용 등  최신 미디어 문화와  자유롭게 호흡하는  디지털 지향적 세대입니다 .

 

이들이  만드는 음악의 장르를 요즘 대중은 ‘조선 팝’ 또는 ‘힙한 국악’ 이라 부릅니다.

 

즉, 젠지z 세대가 국악을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팝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판소리 민요 등 전통 소리를 팝, 록,  r&b, Funk  같은 대중적인 팝 음악과 접목한 새로운 국악을 말합니다.

판소리 ‘수궁가’ 나 ‘춘향가’ 의 한 대목이 경쾌한 베이스 리프와 만나고 가야금과 해금의 선율이 트렌디한 비트 위에 얹힐 때 젊은 관객들은 K팝 콘서트장에서처럼 응원봉을 흔들며 “얼씨구” 취임새를 넣습니다.

 

전통의 깊은 맛은 지키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지극히 현대적이고 솔직한 젠지 z 특유의 감성이 더해진 덕분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퓨전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통 무용이나 판소리 완창 무대에서도 젊은 예인들의 기계는 눈부십니다.

명인 명물을 꿈꾸며 땀 흘리는 젊은 국악인들의 눈빛은 억압과 고난 속에서도 우리 소리를 지켜냈던 선조들의 열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처럼 고국에서 불어오는 힙한 전통의 바람은 멀리 미주 땅까지 뜨겁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이곳 시애틀 레이니어 아트센터 (Rainier Art center) 무대에서도 젊은 퓨전 국악 그룹 ‘상자루’ 의 공연이 펼쳐져 현지 한인들과 미국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아쟁과 장구 그리고 서양의 기타가 어우러지며 국경과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들의 무대는 우리 곁에 국악이 얼마나 현대적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예술인지를 다시 한번 입증해 주었습니다.

 

 

         국악계의 젊은 세대 젠지 (Zen-G)


1. 서도밴드

스스로를 조선 팝의 창시자라 부르는 ‘서도 밴드’가 대표적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판소리를 전공한 보컬로 서도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전통 판소리의 ‘사랑가’ 나 ‘심천가’의 한 대목을 현대적인 팝 사설과 비트로 재해석한 ‘사랑가’ 나 ‘뱃노래 ‘ 곡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 이날치 밴드

 ‘수궁가’ 중 토끼를 부르려다 호랑이를 부르는 대목을 유쾌하고 힙한중독성으로 풀어내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어낸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역시 빠뜨릴 수 없습니다.

 

3. 김준수

소리꾼 개인으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아티스트들의 활약도 눈부십니다.

국립 창극단의 간판 스타이자 국악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김준수’ 소리꾼은 판소리 완창 무대를 지켜내는 한편 밴드 ‘두 번째 달’ 과 협업한 ‘이별가’ 나 ‘어사출도’ 처럼 현대적인 멜로디 위에 얹은 깊은 판소리 목소리로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이들의 이러한 변화는 전통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억압과 고난 속에서도 소리를 지켜냈던 선조들의 열정을 21세기식 신명으로 이어나가는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라는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러한 청년 국악인들의 부상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세대가 바뀌고 문화가 달라져도 우리 겨레의 피에 흐르는 흥과 정서는 시대를 넘어 젊은 세대의 손끝과 목소리를 통해 끊임없이 재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국 땅에서 나고 자라는 우리의 자녀, 손주 세대에게도 국악은 이제 고리타분한 옛 것이 아닌 자랑스럽고 세련된 K 컬처의 정수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10월의 가을밤 잠시 시간을내어 지난 9월 시애틀에서 공연한 ‘상자루’ 와 ‘서도 밴드’ 의 ‘사랑가’ , ‘뱃노래’ ,  ‘이날치’ 의 ‘범 내려온다’ 그리고 ‘’김준수’의 ‘이별가’ , ‘어사출도’ 한 곡을 찾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통이라는 튼튼한 뿌리 위에서 젊은 감각이라는 화려한 단풍을 피워내는 우리 소리가 여러분의 일상에 가슴벅찬 신명과 따뜻한 활력을 더해 주기를 바랍니다.

 

 

판소리, 국악, 한국어 수강 문의: 조혜정 jhj19cyberhang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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