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하는 남자와 집착하는 여자가 만나면?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은 성격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느껴진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제가 좋아하는 춤도 배우지 말라고 하고, 대학 때부터 10년 넘게 친하게 지낸 남자 동기하고도 연락을 끊으라고 해요. 직장 동료든 친구든 남자와 만나는 자체를 싫어해요.”
교제에 들어간 지 3개월쯤 지난 여성의 하소연이었다.
두 사람은 나이, 가정환경, 느낌, 종교 등 여러 조건이 무난하게 잘 맞았다. 처음 만나면서 불꽃이 튀었고 바로 교제에 들어간 커플이었다.
그런데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성의 간섭이 심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결혼정보회사 회원기간은 1년이다. 회원기간 중 교제가 중단됐으니 재소개가 들어가야 한다.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들은 처음부터 회원의 성격이나 성향을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어떤 스타일인지 윤곽이 잡힌다. 만났던 상대들의 미팅 후기가 쌓이기 때문이다.
이 남성의 담당 매니저가 다음 소개를 자신 없어 했다. 이미 기존 교제 여성에게서 들은 ‘간섭 심한 남자’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자. 이 남성에게는 어떤 스타일의 여성이 맞을까. 커플매니저들의 미팅 에피소드는 매일매일 쌓인다. 특별한 사연도 자주 접수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커플매니저에게서 한 여성 회원에 대한 특별한 피드백이 올라왔다.
남자를 만나면 수시로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는 여성이다. 만남이 몇 번 진행될수록 간섭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 됐다.
남성이 조금이라도 회신이 늦거나 연락이 안 되면, 그날 카톡과 스마트폰은여성의 부 재중 전화와 메시지로 도배된다고 했다. 담당 커플매니저의 평가도 강했다.
“이 여성은 분명 예비 의부증 환자가 될 것 같아요.”
그녀에게는 어떤 남자를 소개해야 할까. 그 순간 생각났다.
“아! 앞의 간섭 심한 남자와 만나게 하면 어떨까.”
한 매니저가 웃으며 말했다.
“둘이 만나면 서로 피곤할까요, 아니면 서로 너무 좋아할까요?”
다른 매니저가 받았다.
“적어도 전화 안 받는다고 싸울 일은 없겠네요. 둘 다 계속 전화하고 있을 테니까요.”
웃음이 터졌다. 그러고 보니 정말 묘하게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신입 커플매니저로 담당을 바꿨다. 그리고 두 사람을 소개했다.
남자는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 갖는 것을 싫어했다. 여자는 남자가 자신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좋아했다. 남들에게는 피곤한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서로에게는 오히려 맞을 수도 있었다.
한쪽의 간섭을 다른 한쪽은 관심으로 느끼고, 한쪽의 집착을 다른 한쪽은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두 사람을 소개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지금은 이 커플의 데이터가 남아 있지 않다. 담당했던 매니저도 퇴사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상하게도 그 두 사람을 붙여봤던 기억은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Couple.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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