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원서는 실제로 누가 보고, 실제로 누가 합격 시키나요?"
안녕하세요 제이강입니다.
최근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내 아이의 원서는 누가 보나요?”라고 물어보시기에 곰곰히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를 생각해봤는데, 나름 괜찮은 방법이 있는 것 같아서 시도해볼까 합니다. (긴장..)
자.. 미국 대학교의 입학처 (Admissions Office)를 하나의 K-pop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빗대보겠습니다. Admissions Office는 상하 조직 구조라기보다는 프로젝트성 팀의 동심원 구조에 더 가까운데, 그 존재 목적이 한 시즌을 대표하는 하나의 유닛을 만들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한 비유를 위해서 이 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위원 논의 결정 100%, 시청자 투표 0%라고 설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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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ssions Office는 크게 다음과 같은 역할로 나뉩니다.
Dean of Admissions = 총괄 프로듀서 (CP)
Dean, 즉 입학처장은 그 해의 신입생들을 뽑을 전체적인 기준과 방향을 잡는데, 학교 전체의 비전에 맞춰 학생 수는 어떻게 잡을 것인지, 또 어떠한 성향과 배경의 학생들을 주로 받아들일 것인지 등을 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총괄 프로듀서, 즉 CP와 흡사합니다. CP는 화면에 출연하거나 실제 심사 과정에 참여하진 않지만, 심사위원 패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Dean 또한 학생 선별 과정에 직접 개입하진 않지만, 시즌을 진행할 팀 전체를 꾸리고 관리합니다.
Dean says… “올해엔 엔지니어링을 10% 더 뽑자!”
CP says… “이번 시즌엔 힙합 컨셉의 4인조 그룹을 만들자!”
Director of Admissions = 심사위원장 (head judge)
Director, 즉 입학부장은 심사 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최종 선발된 신입생들이 Dean이 원했던 기준에 맞게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장과 흡사합니다.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석의 중심에 앉아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그룹의 밸런스를 잡아줍니다. 매라운드 모든 심사 하나하나에 오지랖 부리진 않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타이브레이커 역할을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아이돌 그룹이 CP의 컨셉에 맞게끔 합니다.
마찬가지로 Director 또한 비등비등한 두 후보 사이에서 누구를 올릴 것인지 정하는 casting vote를 쥐고 있는 키맨입니다.
Director says… “두 후보 다 좋은데, 얘가 비전에 좀 더 적합한 거 같으니 얘를 뽑자!!”
Head judge says… “두 후보 다 좋은데, 메인 보컬은 이미 충분하니까 랩 더 잘 하는 애를 올리자!”
Regional Admissions Officer (RAO) = 심사위원 (panel judge)
RAO (지역 담당 사정관)은 한 지역에서 지원하는 모든 학생들의 원서를 평가하고 추려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워싱턴 주를 담당하는 RAO가 있다면, 그 사람은 워싱턴에서 들어오는 모든 원서들을 검토하고, 그 중 “얘는 뽑아야 한다”고 보는 원서 케이스들을 골라서 사정관실로 가는 겁니다. (경우에 따라 지역 대신 전공 등으로 묶어서 RAO 대신 Senior Admissions Officer가 있기도 합니다.) 사정관실에 가면 모든 RAO들이 모여서 서로 자기가 뽑아온 케이스들을 피칭하고 대변합니다. 자기 지역에서 뛰어난 학생들이 많이 뽑혀야 자기 얼굴도 서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에서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할 1순위 대상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과 흡사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지역 오디션을 맡아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들을 뽑고, 심사위원석으로 돌아가서 자기가 데려온 후보들을 지지하는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베테랑으로서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고, 많은 경우 실제로 벌써 이름이 거론되는 유망주들을 이미 알고 지켜보고 있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RAO 또한 자기가 맡은 지역에서 좋은 학생들이 많이 뽑히는 것에 자신의 이름을 걸기 때문에 지역의 학교 카운셀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심사위원석에서 실제로 갑론을박하며 대부분의 합격자들을 결정합니다.
RAO says… “이 학생 봐봐. 우리 지역 앤데 진국이야. 꼭 합격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해!”
Panel judge says… “이 후보 봐봐. 내가 합격시킨 앤데 춤 완전 잘 춰. 이번 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Admissions Officer (AO) / Reader = 평가위원 (mentoring coaches)
Dean의 비전에 맞게 Director가 제공하는 기준들에 맞춰 AO (사정관)들은 많은 수의 원서들을 훑어보면서 첨부된 transcript나 추천서 등이 적합한지 등을 확인하고 보고함으로써 RAO가 좋은 학생들을 뽑을 수 있게 돕지만, 실제 선발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멘토’나 ‘코치’와 흡사합니다. 오디션 과정에서 많은 수의 지원자들과 교류하며 검토하고, 심사위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채워주기도 하지만,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습니다. 많은 경우 그 오디션의 전 시즌 우승자 출신이기도 해서, 지원자들이 더 오디션에 잘 임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돕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AO 또한 대부분 그 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 안 된 젊은 동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지만 admissions 과정 전체에서 관여하는 부분은 지극히 작지만, 경우에 따라 유난히 오지랖을 부려주면 RAO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정도의 ‘끗발’은 있습니다.
AO says… “제가 보기에 이 학생은 O, 저 학생은 X, 그리고 그 학생은 솔직히 △예요.”
Mentoring coach says… “아까 보니까 이 후보가 그래도 좀 성실한 거 같던데, 저 후보는 생각보다 기본기가 부족한 거 같았어요.”
구조가 잘 이해되시죠? 즉,
- 많은 AO나 reader들의 독립적인 평가들이 RAO에게 전달,
- 지역 후보들을 추린 RAO는 사정관실에 다같이 모여 각자 자기 지역 후보들을 지지,
- Director는 그 과정을 지휘하면서 애매한 케이스들을 결정해서
- Dean이 제시한 비전에 맞는 신입생 pool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게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왜 중요할까요?
우선, 누구의 어떤 얘기를 들어야 하나를 정할 수 있습니다.
- Dean이 하는 얘기를 들으면 올해를 포함해 향후 몇 년간의 입학 기준이 어떨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으니, 특히나 일찌감치 소위 ‘드림 스쿨’을 정해놓은 경우는 꽤나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실 그 외에는 학생/학부모 입장에선 교류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 Director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 ‘아, 올해엔 어떠어떠한 학생들을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뽑겠구나’하는 정책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의 입장에서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많은 점들 중에 어떠한 것들을 더 중점적으로 부각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 개인 전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등비등한 경우 누가 왜 뽑히는가’에 대한 아주 귀한 노하우가 이 레벨에 있는데, 그만큼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심지어 학교 카운셀러 입장에서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저 또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아서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전까지는 Director 레벨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일반 컨설턴트는 본인이 Director 출신이어서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있는게 아니고는 안타깝게도 꿈도 못 꿉니다.
- RAO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 그러한 내 장점들을 어떻게 부각하는게 좋을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담당 RAO는 어떤 스타일로 원서를 검토하는지, 실제로 뽑는 입장에서 어떤 것들을 선호하는지 등의 소위 ‘심사 기준’ 정보는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꾸준히 적극적으로 RAO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원서에 다시 투영하는 과정을 거치면 합격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집니다.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RAO를 만나는 건 “가만히 앉아서는 불가능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해진다’”고 하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RAO도 자신의 이름이 걸린 일이기에 학생에 대해 진심으로 잘 알고 싶어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정보는 대환영하지만, 그렇다고 그 지역의 모든 학생과 하나하나 교류할 수는 현실적으로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니 RAO에 닿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당연히 학교 카운셀러를 통하는 것입니다.
- AO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 좀 더 근본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학교 생활은 어떤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나 같은 입장이면 이 학교가 적합한 거 같은지 아닌지, 좀 더 쉽게, 좀 더 개인적인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내 원서가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어차피 AO도 없으니 기대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AO가 알려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정보가 있으니, 바로 “RAO의 스타일이 어떤가”입니다. 즉, AO를 일종의 내통자라고 생각하고, 그를 통해 RAO의 성향을 파악한 뒤, 원서를 그 성향에 맞게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그림인거죠.
또 한 가지, 컨설턴트를 고용하고자 할 때 그 컨설턴트가 어느 정도 깊이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백그라운드를 구체적으로 보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경험이나 인사이트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도 있죠. 가령 전직 RAO 출신의 컨설턴트가 전직 AO 출신의 컨설턴트보다 무조건 더 잘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험상 어느 정도까지 실제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는 대략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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