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티어 대학교 입학처장들이 말하는 2026-27 입시 트렌드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제이강입니다.
지난 4개월,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일이 좀 있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제가 속한 Willows Preparatory School은 영국에 본사를 둔 ISP (International Schools Partnership)라는 회사의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데, ISP는 전세계 26개국에 120개 정도 되는 사립 국제학교를 보유, 세계에서 가장 큰 학교 네트워크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 각지의 ISP 학교들에서 많은 뛰어난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데, 이들을 네트워크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지원해주기 위한 중추적 인프라를 세우는 프로젝트가 올봄에 시작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제가 global lead를 맡게 되어서 생각보다 바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탑티어 대학교들에서 소위 ‘SEM (strategic enrollment management: 학교의 비전에 맞춰 전략적으로 입학 정책을 관리‘하는 핵심 입학처장들)과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덕분에 미국 대학 입시 전반에 더욱 깊은 인사이트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유의미한 정보 많이 전달해드릴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다가오는 2026-27 입시 사이클 (Fall 2027 입학)에 있을 변화랄까, 트렌드들을 세가지만 추려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SAT ⇑, AP ⇓
지난 한해동안 미국 대학계에서 가장 떠들썩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UC San Diego에서 나왔던 STEM 학생들의 학업 퍼포먼스 보고서였습니다. 핵심은 “수학 잘한다고 해서 뽑았더니 중고등학교 수준도 못한다”는 거였는데, 이는 결국 “학생들의 성적표, GPA를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물론 이는 UCSD만이 아닌, 대학 입시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로 다뤄지게 되었죠.
이에 대한 자세한 ‘썰‘은 나중에 다른 기회에 전해드리기로 하고…
여하튼 그러다보니 대학 입학처들은 GPA를 검증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점’을 찾아서 잡아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는데, 가장 가까운 솔루션은 ”믿을 만한 제3자“입니다.
- SAT. 제가 여러 칼럼에 걸쳐 정리해드리고 있지만, 팬데믹 때 잠시 사라졌던 test mandatory 정책들이 다 돌아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작년에 Stanford, Caltech, Johns Hopkins 등이 이미 돌아왔고, 올해에 Yale과 Columbia를 끝으로 아이비리그도 모두 test mandatory로 돌아왔습니다. ‘New Ivy’로 꼽히는 Vanderbilt도 최근 ”2029년부터 test mandatory하겠다“고 발표했죠.
- 특수 시험 및 올림피아드. AMC나 HMMT같은 특수 시험은 기존에는 “영재 시험”같은 이미지였다면 점점 “수학에 관심이 많으면 도전해봄직한 기회”와 같은 접근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AMC의 경우는 보통 공식적으로 재학하는 학교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형평성 등에 있어서도 부담이 적어 STEM 중시 대학교들 사이에선 점차 관심 받고 있습니다. USABO, USACO와 같은 올림피아드들도 이에 해당하겠죠.
- 고등 커리큘럼. 비슷한 의미에서 IB, Cambridge 등 외부적 공신력이 있으면서도 학교를 통해 제공되는 고등 커리큘럼들이 안정적으로 여겨진다고 ’항공계의 하버드‘로 불리는 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 (ERAU)등 여러 STEM 대학교 입학처장들은 제게 말했습니다.
- AP. 여기서 중요. 반면 AP, 특히 AP test score에 대한 기조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College Board에서 나오는 지난 5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재밌는 패턴이 있는데, 팬데믹 이후, 특히 2022년을 기점으로 AP 시험에서 (4점 이상) 고득점을 하는 학생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놈의 AI 때문인데, 어쨌든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전체적으로 ‘AP 점수는 조심해서 보자’는 인식이 꽤 있습니다. 유념하시면 좋겠습니다.

학교별 에세이 ⇓
이 트렌드는 아직 좀 초반이긴 한데, 점차 많은 대학교들이 입시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다양한 학교별 에세이 (supplemental essays)를 없애고 있습니다. 학교별 에세이는 가장 흔하게는 “왜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라던가 “왜 그 전공을 하고 싶어?”같은 다소 뻔한 주제들이고, 종종 “새로 만나게 될 룸메이트에게 쓰는 편지”처럼 이런저런 방식으로 성적표에선 보이지 않는 면들을 보여주는 기회로 여겨지는데, 학생들에게는 입시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지난 6~7년간 이 학교별 에세이의 중요성이 엄청났는데, 팬데믹 때문에 학교 바깥에서의 삶이 훨씬 많았기 때문도 있고, 4년전 정치적으로 꽤 컸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학계의 대응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근래에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이 학교별 에세이의 실효성에 대한 공개적인 의문이 많이 제기되기 시작해 작년에는 Virginia등이 학교별 에세이를 폐지했고, 올해엔 Cornell과 Georgia Tech등이 그 뒤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교류하게 된 UT Austin의 입학처장은 이에 관해 제게 “학생들이 AI없이 글쓰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제 구시대적인게 현실이다. 진짜 학생을 알고 싶다면 그 학생이 가장 편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줄 필요도 있다”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요소였던 학교별 에세이가 점차 퇴장해감에 따라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입학처에 내가 누군지 각인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죠. 학교 선생님과 카운셀러가 작성해주는 2~3개의 추천서 (LOR: letters of recommendation)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꽤나 높아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물론, 입학처와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이를 훨씬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습니다. 미리 Linkedin 페이지를 만들어서 소통을 한다던가, 설명회나 세미나 등에서 직접 대면한다던가, 온라인 캠퍼스 투어를 이용하는 등 2026년에 더 걸맞은 방법은 꽤나 많습니다.
Early Decision ⇑
오늘날 대학 입학계에서 압도적으로 중요한 화두는 소위 ‘인구절벽 (demographic cliff)’입니다. 2007년~2009년에 있었던 세계적인 경제공황 때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했고, 그래서 2025년부터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나이(17~8세)의 학생 수가 급격히 적어진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지난 몇년간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되는 대학교들도 많고, 규모를 축소하는 곳들도 많아졌죠. 나름대로 유서 깊은 사립대학교인 Syracuse는 얼마전 학교 전체의 20%이상에 해당하는 전공 및 프로그램들을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탑티어 대학교들은 자리를 채우는데는 어려움이 없으니 그런 생존 걱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학생 수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수한 학생 수’도 줄었다는 것이니, 탑티어 대학교들 간에 그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경쟁은 분명 세졌습니다.
중소형 사립 대학교들은 강력한 자금력을 앞세워서 장학금 등을 통해 인재들을 확보하고자 하기도 하고, 대형 주립 대학교들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커리어센터나 리서치랩 등 취업 인프라를 앞세우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입학처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Early Decision입니다. Admission round에 대한 정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칼럼 하나를 통으로 쓸 수 있고, 구글에 간략히 검색만 해보셔도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만, 간략히 Early Round라 하면 일반적인 입시 라운드 (regular round)인 1월초보다 몇달 앞서 미리 지원하는, 이를테면 어느 정도 ’수시‘와 비슷한 개념이고, 그 중에서도 Early Decision이라고 하면 그 타이밍에 “합격시켜주면 반드시 진학하겠다”고 약속하고 지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일찌감치 드림스쿨에 합격하고 입시를 끝낼 수 있어 좋고, 대학교 입장에선 뛰어난 학생을 사전에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인 구조이지만, 한편으로는 저소득층에 불리한 정책으로서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탑티어 대학교들 입장에서는 급한 어젠다가 있다보니 저소득층에 불리하고 말고 일단 뛰어난 학생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죠.
그래서 점점 많은 학교들이 이 Early Decision을 중용하고 있고, 올해 Carnegie Mellon과 USC를 포함해 이전에는 아니었던 학교들도 Early Decision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Chicago는 심지어 pre-college program을 다닌 적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보다도 더 앞서는 “Early Decision Zero”를 아주 성공적으로 도입했죠. 특히 Carnegie Mellon의 입학처장은 제게 “우리 학교의 취지에 맞고 뛰어난 학생이 있다면 찾아내는 것 또한 우리의 역할이다. Early Decision은 그 학생들을 초대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이는 특히나 대학자금에 부담이 없는 고소득층 학생에게는 유리하게 적용되는데, 그런 학생이라면 사전에 미리 입학처와의 조율을 통해 Early Decision 입학 여부를 타진하는게 그냥 원서 던져넣고 눈에 띄길 바라는 작전보다는 훨~씬 유리할 것은 분명합니다. 생각보다 쉽게, 생각보다 빨리 결과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제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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