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약속, 깐부로 맺은 동맹에서 식구로
타향살이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불안정한 경제, 그리고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고단함은 문득 가슴 한구석을 쓸쓸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먼 이국땅에서 외롭게 견디는 우리의 삶에 가끔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어깨를 펴게 만드는 소식들이 찾아옵니다.
최근 고국에서 전해진 소식들이 그렇습니다. 세계 첨단 산업의 중심지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AI 빅테크 수장들과 한국의 기업인들이 연이어 만남을 갖고, 함께 미래를 도모한다는 뉴스는 이민자들에게 단순한 경제 기사를 넘어선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글로벌 AI 혁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거두들이 함께 어우러진 '치맥 회동'은 보는 이들에게 묘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세계 최첨단 기술을 논하는 격식 없는 자리에서 오간 "깐부"라는 단어는, 기술과 자본의 차가운 계산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신뢰와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유쾌하고도 강렬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만남 역시 잊을 수 없습니다. 고국의 대통령과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누며 도모한 협력의 모습은 ‘식구(食口)’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게 했습니다. 한 식탁에 앉아 밥을 같이 먹는 사람, 즉 기쁨과 슬픔, 미래와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라는 그 소박하고도 끈끈한 정서가 기술 문명의 최전선에서도 그대로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떠나왔던 과거의 한국은 누군가의 기술을 배우고 추적하기 바빴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AI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거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기술과 혁신 역량이 세계 최고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그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주며 인류의 미래를 함께 디자인하는 모습을 보며 고국에 대한 자부심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집니다.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늘 이방인의 경계에 서 있는 일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하루의 삶을 일궈내기 위한 고단한 투쟁 속에서 외로움과 지침이 찌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태평양 건너 들려오는 고국의 뜨거운 혁신 소식,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우리는 식구"라 외치며 당당히 서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우리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자부심의 불씨를 지펴줍니다.
'식구'라는 말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피와 정으로 연결된 우리는 결국 하나입니다. 고국이 전해준 이 반가운 활력소와 따뜻한 자부심을 품고,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일구어 나가는 미주 한인 동포 여러분의 걸음에 깊은 응원과 경의를 보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우리 뒤에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고국과 수많은 '식구'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