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급락 범인은 ‘스마트폰’…새 연구에 학계 주목

미국과 주요 선진국에서 20년 가까이 이어진 출산율 하락의 원인으로 스마트폰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발표된 두 편의 경제학 연구는 스마트폰 보급이 청소년과 청년층의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출산율 하락 원인으로 경기침체, 교육 수준 향상, 피임 접근성 확대 등이 거론됐지만 스마트폰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들버리 칼리지의 경제학자 케이틀린 마이어스와 연구진은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의 초기 보급 과정을 활용해 스마트폰 효과를 분석했다. 당시 아이폰은 2011년까지 미국 통신사 AT&T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점에 착안해 AT&T 통신망 보급률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의 출산율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2007~2011년 발생한 출산율 감소분 가운데 최대 절반가량이 아이폰 보급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5~24세 연령층에서 영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보급 이후 젊은 층이 대면 교류보다 온라인 소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성관계와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음란물 접근성 증가나 피임·임신 예방 정보 획득 확대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세계은행 자료를 활용해 128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청소년 출산율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청소년 출산율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란, 멕시코, 칠레, 터키 등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른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만 학계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소년 출산율이 이미 1990년대부터 감소세를 보였으며, 스마트폰 외에도 경제·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웰즐리 칼리지의 경제학자 필립 레빈은 연구 결과가 설득력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출산율 하락을 단순히 아이폰 때문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출산율 감소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난 출산율 하락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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