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아.. 대우 그리고 SK하이닉스

최근 한국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직원들이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서, 배우자 만남에서도 ‘삼전닉스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언론에 이런 보도가 나가면서 괜히 마음 한켠이 짠했다. 문득 예전 대우맨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선우 초창기였던 90년대 초반에 100명, 2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스피드데이트를 자주 진행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시스템이 정교하지 않아서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스무 명 가까이 만나 자기소개를 하고, 짧은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쪽지에 1순위부터 6순위까지 적어냈다. 그때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업 직원들이었다.
그 중에 기억나는 사람이 있는데, 대우에 다니던 남성이었다. 안경을 쓰고 키가 크고 서글서글하게 웃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 남성과 교사 여성이 커플이 되어 결혼까지 이어졌다.
또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정주영 회장 시절 현대그룹 경영기획실에 다니던 남성이었는데, 키가 훤칠하고 젠틀한 분위기에 인상까지 훈훈해서 스피드데이트 행사 때 여성 회원들의 관심이 유독 많았다.
우리 매니저들 중에도 회원과 인연이 닿은 경우가 있었다. 아마 결혼정보회사에서 일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회원 중에 괜찮은 사람을 눈여겨봤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삼성 직원과 결혼해서 지금은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
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 30년 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배우자는 대기업 종사자들이었다. 그중에서도 삼성, 현대, 대우는 당시 배우자 만남 시장의 ‘빅3’였다.
실제로 선우가 결혼시킨 사람이 삼성은 700명, 현대 역시 600명이 넘는다. 그만큼 여성들에게 대기업 남성은 단순히 연봉 좋은 직장인이 아니었다.
유능하고 성실하며 삶의 기반이 안정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배우자 만남에서도 ‘굳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배우자 인기 직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문직이 한 축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한때 빅3였던 대우가 사라진 자리에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시대마다 인기 직업은 계속 바뀌어왔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다. 사람들은 직업 이름 자체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태도와 안정감을 함께 보게 된다.
삼성맨, 현대맨, 그리고 대우맨이 인기 신랑감이었던 것도 단순히 회사 간판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성실하게 자기 삶을 살아오고, 치열하게 노력해온 시간들이 결국 직업이라는 이름 안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큰 신뢰로 느껴졌던 게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