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대기업 내부거래, GDP 대비 31%…경제력 집중 완화해야"
국제경쟁네트워크 참석…"가족중심 소유-지배구조 개혁도 필수 과제"
과징금 상한 높이고 조사권 강화…"경제적 약자 단체협상력 보완"

발표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마닐라=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총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06. sj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세계 경쟁당국이 모인 자리에서 "대기업의 가족 중심 소유-지배 구조를 개혁하고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혁신 역량과 시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대응 전략으로는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 강화와 조사권 확충, 플랫폼 책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총회 전체회의에서 '경쟁당국 효과성: 전략적 기획과 우선순위 설정'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발표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마닐라=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총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06. sj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시집단 매출, GDP 79%…사익편취 등으로 경쟁력 훼손"
주 위원장은 "독과점과 착취적 관행의 폐해를 예방하고 연구개발(R&D) 투자와 혁신이 지속되려면 경쟁압력을 높이는 경쟁당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당면한 한국 경제 과제로는 경제력 집중 현상을 꼽았다.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는 규모와 발전 단계에서 매우 짧은 기간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제도 개혁에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여전히 경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물인 구시대적인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일명 공시집단의 매출액이 최근 5년 평균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79%에 달하며 이들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도 GDP 대비 약 31%(최근 3년 평균)에 달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은 경제력 집중은 시장의 역동성을 약화하고 중소기업 성장의 기회를 차단해 주요 시장 독과점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익편취와 같은 대기업 집단 내부의 부패 행위나 내부거래를 통한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는 여전히 기업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한국의 경쟁당국이 30년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감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집단으로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한 교섭력으로 인해 불공정 관행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플랫폼 경제의 급속한 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소·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각종 불공정 행위 역시 오늘날 공정위가 직면한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라고 짚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2026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총회장
[공정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인력 충원으로 조사기간 40% 단축…분쟁해결 수단 도입
주 위원장은 이에 공정위가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 확보와 집행 인력 강화 등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법 위반 행위에 경제적 제재를 부당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과징금 부과율 상한을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부과율 하한과 반복적인 법 위반 가중치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과징금을 관련 매출액의 현행 최대 6%에서 20%로 높이는 방식이다. 일본은 최대 10%, 유럽연합(EU)은 최대 30%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조사 불응 행위에는 총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도입함으로써 조사권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인력을 167명 증원해 813명 수준으로 확충함으로써 사건처리 기간이 평균 15개월에서 8개월로 약 40%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 경제하에서는 플랫폼의 착취적 불공정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플랫폼 사업자의 대금 지급과 소비자 피해 예방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플랫폼 기업의 다크패턴 대응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또 "경제적 약자의 단체 협상력을 보완해 착취적 관행에 대한 시장의 자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탈취와 같은 악의적 행위에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를 도입하고, 소비자 집단 손해배상 청구 제도도 도입하며 피해가 구체화하기 전 예방적 금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조사에 이르기 전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대체적 분쟁 해결 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정거래분쟁조정법 제정 역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등이 단체를 구성해 착취적 관행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도 검토 중"이라며 올해 공정위는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2026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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