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즐기는 잠수함 체험…WA 킷셉 카운티 ‘어뢰 마을’의 이색 나들이

인류가 바다 위를 항해해온 시간은 길지만, 수면 아래 감춰진 세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부터다. 미 해군 심해 탐사의 산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미 해군 해저 박물관(U.S. Naval Undersea Museum)'이 워싱턴주 킷셉 카운티의 작은 마을 키포트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토르피도 타운(어뢰 마을)'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키포트는 1914년부터 해군의 어뢰 시험장 역할을 해온 요충지다. 이곳에 자리 잡은 박물관은 미 해군 잠수함 작전과 탐사 유물을 보존하는 핵심 저장고로, 총 5만 7천 점에 달하는 방대한 유물을 통해 심해 정복의 과정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야외에 전시된 두 대의 거대 잠수정이다. 선명한 색상의 구조 잠수정 '미스틱(Mystic)'호와 더불어, 1972년 태평양 5,000m 심해에서 비밀 위성 필름 캡슐을 건져 올린 전설적인 '트리에스테 2(Trieste II)'호가 위용을 자랑한다.

내부 전시관은 19세기 가스 구동 어뢰부터 현대식 디지털 유도 어뢰에 이르기까지 어뢰 기술의 진화 과정을 집대성했다. 남북전쟁 당시 사용된 초기 기뢰부터 고도로 훈련된 돌고래가 바다 밑에서 찾아낸 희귀 어뢰까지, 전시물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특히 퇴역 잠수함의 내부를 정교하게 재현한 공간은 이 박물관의 백미다. 관람객들은 실제 잠망경에 눈을 대고 밖을 살피거나, 수많은 계기판이 늘어선 조종석에 앉아 잠수함 승조원이 된 듯한 몰입감을 만끽할 수 있다. 소설 '해저 2만리'를 떠올리게 하는 100kg 이상의 구식 잠수 헬멧 'MK V'는 인류가 수압에 맞서기 위해 기울인 눈물겨운 노력을 보여준다.
단순한 무기 전시를 넘어, 극한의 환경에서 사투를 벌였던 해군들의 삶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승조원들이 직접 사용했던 벨트 버클과 휘장, 그리고 해저 180m에서 비상 탈출 시 사용되는 특수 보호복 등은 해저 탐사가 얼마나 위험하고도 위대한 도전이었는지를 일깨워준다.
박물관은 킷셉 카운티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어우러져 시애틀 인근의 대표적인 가족 나들이 코스로 꼽힌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U.S. Naval Undersea Museum
주소: 1 Garnett Way, Keyport, WA 98345
웹사이트: https://navalundersea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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