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집단소송 '소급 찬성'으로 선회…"정보유출 피해구제"

한국소비자원
[연합뉴스TV 제공]
한국소비자원이 집단소송법에 대해 소급 적용을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SK텔레콤[017670], 쿠팡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소비자 구제 조치의 실효성을 위해 소급 적용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소비자원은 최근 발의된 '집단소송법안'(박균택 의원 대표 발의)과 관련해 "소비자 권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법안은 증권 분야에서 운용 중인 집단소송제도를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단소송 관련 법안의 소급 적용 문구에 대해 '법률은 시행 후 발생하는 사실관계에 적용한다"는 법 원칙을 내세워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소비자원은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해서는 "해당 법안이 소비자 권익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도년 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넥슨 메이플스토리 사건 등은 보상과 조정으로 해결된 측면이 있으나, 개인정보 유출은 손해가 확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기업들이 분쟁 조정을 거부하면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침해 사건은 법리적으로도 소급 적용의 실무적 유효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발생 즉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 가능성이 잠재돼있다는 특징이 있다. 손해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소급 적용을 통해서라도 소비자 구제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으로 이러한 유형의 정보 해킹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보호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또 앞으로 이러한 유형의 해킹에 의한 피해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정보유출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보상 규모가 커진 탓에 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손해배상이나 보상에 소극적이라는 점 등도 고려됐다.

소비자단체 '집단소송제 당장 도입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세계소비자권리의날(3월15일)을 앞두고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단체 회원들이 소비자 안전 및 소비자 권익 확보를 위한 집단소송법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3.12 jieunlee@yna.co.kr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소송을 내서 이기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돼 나머지 피해자 전부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2005년 증권 분야에만 도입돼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수천만 명의 피해자가 일일이 소송하지 않아도 보상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구제 수단 마련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주문하면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집단소송제가 도입될 경우 소비자원 등 관련 기관의 역할 확대에 따른 인력과 예산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유럽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집단소송이 이뤄지면 대규모 사건의 증거 자료 조사 등에 필요한 행정력과 비용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는데, 집단분쟁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소비자원의 현재 규모와 예산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거부하면 현재로선 개별 소송 외에 대책이 없다"며 "실효적인 소비자 구제를 위해 집단소송법 도입과 함께 소비자원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