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금융시장 대혼돈…환율 1,530원 넘고 '오천피' 위협
환율 5거래일 연속 올라…코스피 4%·코스닥 5% 급락
외국인 3조8천억원 순매도…국고채 금리는 만기따라 등락 엇갈려

원/달러 환율 1,530원 돌파, 코스피는 하락세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실시간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2026.3.31 ondol@yna.co.kr
31일 중동 전쟁 관련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뛰어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넘었고 코스피는 4% 넘게 급락해 5,100선을 내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낮)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4.2원 오른 1,519.9원으로 출발했다가 오후 2시 15분께 1,536.9원까지 뛰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다만 환율은 장 막판에 상승 폭을 크게 줄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유예 발언에 22원 넘게 급락하기도 했으나 이튿날 곧장 반등해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섰다.
전날엔 주간 거래 종가에서 1,510원 선을 넘었고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21.1원까지 상승했다.
간밤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란과 합의가 조기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 등을 초토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100달러, 110달러 선을 넘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도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3조8천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1% 오른 100.485다. 오전 9시 23분께 100.639까지 올랐다가 오후에는 하락으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계속 100선 위에 머무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2% 오른 159.681엔이다. 전날 장중 160.458엔까지 올랐다가 소폭 내렸으나 여전히 160엔에 육박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9.31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10.53원 올랐다.
달러 인덱스나 엔/달러 환율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 오름폭이 큰 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환율이 어느 정도 리스크(위험)를 수용할 수 있는지 보는 만큼 그런 면에서 큰 우려는 없다. 현재 환율은 높지만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금융·외환위기설을 진화하려는 취지였지만, 시장 일각에선 환율당국이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주간 거래 마감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신현송) 후보자의 발언 취지는 단지 환율 수준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기 상황과 연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환 시장 수급 측면에서 시장 심리나 쏠림이 뚜렷해지면 그에 따른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종전이 곧 되더라도 에너지 수급 불안이 길어지면서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전쟁 종결을 선언해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파괴된 에너지 기반 시설 복구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다음 달 환율 상단을 1,56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하반기에 1,60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쑥’ 코스피 ‘뚝’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515.7원을 기록했다. 2026.3.30 hama@yna.co.kr
이날 증시는 온통 파랗게 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224.84포인트(4.26%) 내린 5,052.46에 마감했다. 지난 2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장 초반 5,042.99까지 밀렸다가 장중 하락 폭을 줄여 5,2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에 다시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5.16%)와 SK하이닉스(-7.56%), 현대차(-5.11%), LG에너지솔루션(-3.78%), 삼성바이오로직스 (-1.70%),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1%) 등 대부분이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54.66포인트(4.94%) 내린 1,052.39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만기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552%에 장을 마쳤다. 반면 10년물과 5년물은 각각 3.879%, 3.777%로 1.2bp, 1.9bp씩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는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다소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가상자산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1.17% 오른 1억26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