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칼럼

[이웅진 결혼]89년생 천사표 그녀를 지켜야 할까

작성자
SUNOO
작성일
2026-02-16 18:48
조회
201
 


 


 

중매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두 세대에 걸쳐 인연을 잇는 일도 생긴다. 그녀는 내가 예전에 성사시킨 커플의 딸이었다.


 

여성은 1989년생. 키가 크고 건강미가 느껴지는 균형 잡힌 외모, 밝고 깨끗한 인상에 무엇보다 마음이 선하고 순수했다.

 

공부도 충분히 했고, 중산층 가정에서 원만하게 성장했다. 첫인상부터 느낌이 좋았다. 요즘 또래에서 이렇게 안정감과 밝은 에너지를 동시에 주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사람을 만나도 잘 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분입니다. 좋은 인연이 생길 겁니다.”

나는 아껴둔 보물처럼 신중하게 상대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좋은 여성은 시장에 오래 남지 않는다. 한 커플매니저가 먼저 움직였다. 자신이 아는 남성을 소개한 것이다.

 

나도 아는 사람이었다. 실력 있고 외모도 준수하고, 요즘 여성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갖춘 남성이었다. 말 그대로 선남선녀.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강하게 끌렸고 곧 교제를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자 여성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둘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혼 생각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 주세요.”

 

이제 결혼 의사를 확인할 시점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부분이 드러났다. 남성의 가족관계가 다소 복잡했다. 그와 통화를 거듭할수록 조심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내 추측일 수도 있지만, 이기적인 면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개성이 강해 갈등 시 배려가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스쳤다.

 

문득 불안해졌다. 이 여성은 충분히 더 따뜻하고 원만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선택이 정말 최선일까?

 

현실적으로 보면 답은 간단하다.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한다. 결혼 성사 가능성도 높다. 중매 실적으로 보면 밀어주는 게 맞다.

 

하지만 마음이 걸린다. 나는 중매를 ‘성사율’로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결혼은 계약이 아니라 삶이다. 조건이 맞는 사람보다, 오래 함께해도 편안한 사람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된다. 지금의 설렘을 존중해야 할까, 아니면 더 긴 시간의 행복을 위해 한 번 더 멈춰 세워야 할까.

 

중매자의 원칙과 현실은 이렇게 충돌한다. 그리고 이런 갈등 앞에서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인연이 ‘가능한 결혼’인지, 아니면 ‘행복해질 결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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