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묻는 질문 : 갈등에서 공감으로
새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적’이 아닌 ‘동반자’로서의 정치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요즘 정치가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했나?”라고 스스로 묻습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두 기둥이 서로 멀어지고, 때로는 ‘적대적 대립’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몇 가지 구조적·사회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이고, 이해의 기반을 넓히면 희망적인 방향도 분명히 보입니다.
먼저, 사람들이 서로를 멀리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서적 갈등의 심화입니다. 정책이나 이념적 차이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감정적 불신과 혐오가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많은 국민이 정책보다 상대 정당 지지층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양측의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듣기 어렵게 만들죠.
그리고 오늘날 갈등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정보 환경의 편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은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편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의견만 반복적으로 접하게 됨으로써 확증 편향이 강화됩니다. 이는 진영 밖의 다른 의견을 ‘낯설거나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배경이 됩니다.
이처럼 오늘날의 갈등은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정책 대립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정보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정서적 분열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우리가 상대를 ‘적’이라 규정할수록 대화의 문은 더 좁아지고, 상호 이해는 더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희망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새해는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할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정책 중심 담론을 회복해야 합니다. 감정적 분노보다 정책의 내용과 결과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집니다. 감정적 아우성이 아닌 진지한 논의가 우리 사회를 더 성숙하게 만듭니다.
둘째,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정보의 생산·소비 구조 자체를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려는 노력은 필터버블을 깨는 첫걸음입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각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통의 과제와 도전에 함께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 문제, 경제 불평등,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와 같은 문제들은 보수·진보 모두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런 공통의 관심사는 서로 손잡고 해결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최근 국민통합을 위해 보수와 진보 원로들이 서로 의견을 모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은 정치적 갈등의 격차를 줄이고, 공존을 향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결국, 새해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전투적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공감의 정치입니다. 상대를 악마화하기보다, 서로가 가진 고민과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념 간 거리는 줄일 수 있고, 그 안에서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새해, 작은 대화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상대를 적이 아닌 이웃으로 바라보는 관점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더 평화롭고 조화롭게 나아가도록 하는 진정한 희망이 아닐까요?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