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행 트랜드, ‘에이전틱 AI’가 지배한다…휴가도 자동화 시대

2026년 여행 트렌드를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부상하고 있다. 인기 여행지나 항공료 변동을 예측하는 기존 전망과 달리,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여행의 기획·예약·관리 전반을 인공지능이 실제로 수행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정보를 요약하거나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항공권 예약과 호텔 선택, 일정 조정 등 구체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단순히 경로를 보여주는 지도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직접 운전해주는 자율주행차에 가깝다는 평가다.
매터도어 네트워크(Matador Network)의 로스 보든 최고경영자(CEO)는 “여행자가 자신의 취향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여행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시대가 2026년에 현실화될 것”이라며 “여행 산업 전반의 작동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여행자들은 AI를 활용해 일정 설계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DC에서 근무하는 바버라 알렉산더는 최근 챗GPT를 이용해 북유럽과 일본 여행 일정을 계획했다. 헬싱키 경유 일정에서 대중교통을 최대한 활용해 야간 페리 연결을 맞추는 조건을 제시했고, 여러 차례 수정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반면 AI의 한계를 경험한 사례도 적지 않다.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은퇴한 광고 임원 클레오 파커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이용해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계획했지만, 휴게소 위치와 연비 계산 오류로 불편을 겪었다. 그는 “AI가 제시한 일정은 반드시 사람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행업계는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45%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캡제미니(Capgemini)는 에이전틱 AI가 향후 2년 안에 최대 4천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약(Kayak)의 스티브 하프너 CEO는 “실시간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며 관리하는 AI를 개발 중”이라며 “AI가 여행자의 번거로운 결정을 대신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행자 보험 비교업체 스퀘어마우스(Squaremouth)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로 여행 일정을 짜본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은 잘못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받았다고 답했다. AI가 만들어낸 허위 항공편이나 잘못된 일정은 보험 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보안 문제 역시 변수로 꼽힌다. 월드 트래블 프로텍션(World Travel Protection)의 프랭크 해리슨 보안 책임자는 “AI가 축적하는 개인정보가 늘어날수록 여행자의 노출 위험도 커진다”며 “디지털 보안 관리가 여행의 기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여행 전반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고급 여행 전문사 쿠튀르 트립스(Couture Trips)의 수전 셰런 대표는 “AI 일정표에는 기상 변수나 지역 특성, 개인의 건강 상태 같은 미묘한 요소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역시 같은 입장이다. AXA 파트너스 북미의 니콜 페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해외에서 의료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여행자가 원하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를 전면에 맡기기보다 보조 도구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항공편 비교나 숙소 검색처럼 단일 작업부터 활용하고,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와 결제 정보 관리 역시 필수적인 검증 대상로 꼽힌다.
2026년에는 AI가 지연된 항공편을 자동으로 재예약하고 보험 약관을 분석해 환불을 요청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행의 방향과 선택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여행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AI는 ‘조종사’가 아닌 ‘항법 장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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