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관광객 코스는 잊어라…시애틀 현지인이 추천하는 ‘덜 알려진’ 명소들

연말연시를 맞아 지인을 맞이한 시애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관광객 코스’를 벗어난 색다른 나들이 장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나 스페이스 니들처럼 이미 여러 차례 찾은 명소 대신, 지역의 일상과 풍경을 보다 깊이 느낄 수 있는 이른바 ‘비(非)관광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애틀 남부 레이니어 비치에 위치한 쿠보타 가든(Kubota Garden)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식 정원 양식으로 조성된 이곳은 후지타로 쿠보타가 수십 년에 걸쳐 가꾼 공간으로, 현재는 시애틀 시 공원국에 기증돼 시민에게 개방돼 있다.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을 즐긴 뒤에는 인근 조지타운으로 이동해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개방되는 조지타운 스팀 플랜트(Georgetown Steam Plant)를 둘러보거나, 레코드 애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조지타운 레코드(Georgetown Records)를 찾는 일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날씨가 궂을 경우에는 캐피톨힐의 볼런티어 파크 컨서버토리(Volunteer Park Conservatory)가 대안이 된다. 온실 형태의 실내 정원으로, 연중 다양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공연이 열리는 날도 있다.

인근에는 시애틀 아시안 아트 뮤지엄(Seattle Asian Art Museum)과 독립서점 엘리엇 베이 북 컴퍼니(Elliott Bay Book Company)가 자리해 문화 산책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하루 일정이 허락한다면 베인브리지 아일랜드도 추천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블로델 리저브(Bloedel Reserve)는 태평양 북서부 특유의 자연미를 응축해 놓은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섬 중심부에 위치한 베인브리지 아일랜드 미술관(Bainbridge Island Museum of Art)과 지역 베이커리인 블랙버드 베이커리(Blackbird Bakery)를 함께 둘러보면 짧지만 밀도 있는 여행이 완성된다. 이 섬은 피클볼이 처음 탄생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 베인브리지 아일랜드
산책을 선호하는 방문객에게는 사우스 시애틀의 레이커리지 파크(Lakeridge Park)의 데드호스 캐니언 트레일(Deadhorse Canyon Trail), 가족 단위로 접근성이 좋은 그린 레이크 루프(Green Lake Loop), 레이크 유니언을 따라 이어지는 체시아후드 루프 트레일(Cheshiahud Lake Union Loop) 등이 대안이 된다. 이스트사이드에서는 벨뷰 보태니컬 가든의 레이빈 루프(Ravine Loop)와 버드 트레일(Bird Trail)이 비교적 조용한 산책 코스로 꼽힌다.

웨스트 시애틀의 슈미츠 파크(Schmitz Park)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원시림 지대를 간직한 공간이다. 인근 이지 스트리트 레코드(Easy Street Records)에서 브런치를 즐긴 뒤 링컨 파크의 트롤 조형물을 찾아보고, 알키 비치에서 식사를 하는 동선도 방문객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긴다.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월링퍼드의 아치 맥피(Archie McPhee)가 빠지지 않는다. 기발한 소품과 건물 외벽의 독특한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으로 이어진다. 이후 개스웍스 파크(Gas Works Park)로 이동하면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른들은 레이크 유니언과 시애틀 도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올림픽 조각공원(Sculpture Park) 시애틀 중앙 도서관(Seattle's Central Library)이 비교적 덜 붐비는 선택지다. 특히 중앙 도서관은 층마다 다른 공간 구성으로 ‘건축 자체가 볼거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피어 62에 문을 연 사우나 시설 ‘툴리 로지(Tuli Lodge)’는 해안선 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 경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스미스 타워(Smith Tower)는 비교적 아늑한 전망을 제공한다. 퀸앤의 베하이 크래키 공원(Bhy Kracke Park)은 케리 파크와 유사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혼잡도가 낮다. 국제지구에서는 시애틀 핀볼 뮤지엄(Seattle Pinball Museum)과 파나마 호텔(Panama Hotel)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교통 체증을 피하고 싶다면 라이트레일 전 구간을 이용하며 각 역에 설치된 공공미술을 감상하거나, 사운더 열차를 타고 머킬티오나 타코마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타코마에서는 르메이 자동차 박물관(LeMay – America’s Car Museum)과 유리 박물관(Tacoma's Museum of Glass)이 서로 다른 취향의 방문객을 만족시킨다.
지역 주민들은 “유명 관광지가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지만, 시애틀의 진짜 매력은 일상 속에 숨어 있다”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방문객은 물론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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