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보안서 발목 잡히는 이유” TSA가 가장 자주 멈춰 세우는 물품들

미국에서 항공 여행객들이 보안 검색대에서 예기치 않게 발길이 묶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겨울 폭풍이나 항공기 결함처럼 통제 불가능한 변수도 있지만, 기내 반입 수하물 구성만으로도 검색 지연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기내 반입 수하물에 담긴 일부 물품은 규정상 반입이 가능하더라도 추가 검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TSA는 공식 홈페이지의 ‘기내 반입 가능 물품’ 안내를 통해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엑스레이 판독 과정에서 폭발물과 유사한 밀도나 형태를 띠는 물품은 정밀 검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샬럿 더글러스 국제공항에서 근무 중인 TSA 감독관 매슈 실러는 “엑스레이 화면상에서 내용물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거나 물성 자체가 폭발물과 비슷해 보일 경우 추가 확인이 이뤄진다”며 “대부분은 위험 물질이 아니지만 확인 절차는 필수”라고 말했다.
가장 빈번하게 검색 대상이 되는 물품은 음식물이다. 샌드위치나 고기, 소스류 등 고형 음식도 검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땅콩버터나 딥소스처럼 퍼지거나 흐를 수 있는 식품은 액체·젤 규정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TSA 요원은 내용물을 개봉하지 않고 용기 외부를 면봉으로 닦아 폭발물 흔적을 검사한다.
아이들 장난감으로 널리 쓰이는 플레이도(Play-Doh) 역시 자주 걸러진다. TSA는 플레이도를 고체로 분류하고 있지만, 형태가 변형 가능한 특성상 정밀 검사를 거치는 경우가 잦다. 향초도 마찬가지다. 특히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많이 반입되지만, 엑스레이에서 반복적으로 경보를 울리는 물품으로 꼽혀 위탁 수하물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눈사람 장식이 들어간 스노우볼은 밀봉돼 있더라도 내용물을 붓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액체 규정이 적용된다. 테니스공 크기 이하의 소형 제품만 기내 반입이 허용되며, 그보다 클 경우 폐기하거나 위탁 수하물로 보내야 한다. 로션과 크림류 역시 선물 세트 형태로 대용량이 많은 탓에 규정 초과로 적발되는 사례가 잦다.
의외의 물품도 검색을 부른다. 커피 원두나 요리에 쓰이는 말린 콩은 엑스레이 화면에서 내부가 식별되지 않아 추가 확인 대상이 되며, 물티슈와 젖은 화장용 패드도 음식물과 유사한 밀도로 표시돼 검사 대상에 포함된다. 책은 여러 권이 겹쳐 있을 경우 내부가 가려져 추가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총기 반입 적발 사례도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TSA 규정상 총기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운송이 가능하지만, 기내 반입은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가방 속에 총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잊거나 규정을 몰라 적발되는 경우가 매주 발생하고 있다. TSA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미국 공항에서 적발된 총기 건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신분증 역시 검색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TSA는 올해부터 리얼아이디(Real ID) 규정을 본격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갖추지 않은 국내선 이용객은 추가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적합한 신분증이 없을 경우 보안 검색 수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포장된 선물은 그 자체로 문제는 없지만, 내부 물품이 검사 대상이 되면 포장을 뜯어야 할 수 있다. TSA는 목적지 도착 후 포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안 검색대에서 잠시라도 망설이게 되는 물품이 있다면 미리 위탁 수하물로 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출발 전 짐 점검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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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T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