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관광 붕괴 조짐…캐나다 방문객 감소에 워싱턴주 ‘속앓이’

캐나다 관광객의 미국 방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워싱턴주 관광·서비스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 민주당 측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와 인접한 워싱턴주는 단기 방문에 의존해온 숙박·소매·외식업 전반에서 매출 감소가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대외 관계 긴장이 국경 지역 관광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0월까지 캐나다에서 워싱턴주로 유입된 승용차 국경 통과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20%)을 웃도는 수치다.
특히 캐나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북부 국경 지역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보고서 조사 대상인 벨링햄 지역 상점 6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국경 간 이동 감소로 인한 매출 손실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시애틀과 밴쿠버 아일랜드를 잇는 클리퍼(Clipper) 페리 이용객도 올해 들어 30% 줄어들어, 일부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워싱턴주 관광청의 미셸 맥켄지 대변인은 “캐나다 방문객 감소가 호텔과 레스토랑, 소매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인접한 지역일수록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시애틀 관광청 ‘비짓 시애틀(Visit Seattle)’도 캐나다 관광객 감소가 지역 관광 수요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이 톰프슨 대변인은 “2025년 국제 숙박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약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캐나다 방문객 감소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시애틀과 킹카운티를 찾은 캐나다인은 약 170만 명으로, 전체 해외 관광객의 73%를 차지했으며 소비 규모는 5억8천600만 달러에 달했다.
정치권에서는 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지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패티 머리(민주·워싱턴) 연방 상원의원은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은 워싱턴주 소상공인, 특히 국경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가까운 이웃이자 동맹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관광이나 캐나다 관련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불법 이민 단속과 국경 안보 강화를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재확인했다.
워싱턴주 관광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관광청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캐나다인을 겨냥한 판촉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는 미국 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감소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관광객 감소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 속에,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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