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규칙’ 사실상 붕괴…시애틀 주택 구입 시 가계소득 ‘54%’ 부담

시애틀 지역의 주택 구입 부담이 가계소득의 절반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오랫동안 부동산 업계에서 제시한 ‘월소득 30% 내 주택비용 규칙’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자들이 현실적인 재정 계획을 세우고, 임대나 저비용 지역 이동 등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융정보 분석기관 뱅크레이트(Bankrate)에 따르면, 시애틀에서 중간 가격대 주택을 구입하려면 한 가구가 연소득의 약 54%를 주택 관련 비용에 지출해야 한다. 이 비용에는 모기지 상환금, 재산세, 주택보험 등이 포함된다. 팬데믹 이후 급등한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부담을 크게 늘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30% 규칙’을 무조건 적용하기보다는 가계 소득 수준과 생활 패턴에 맞춘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레드핀(Redfin) 경제연구 책임자 첸 자오는 “3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만, 규칙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준수하기 어렵다면 임대나 저비용 지역 이동 등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애틀뿐 아니라 미국 대도시 대부분에서 주택 구입 부담이 급등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에서는 중간 가격 주택을 구입하려면 소득의 60~80%를 지출해야 하며, 뉴올리언스와 보스턴도 50% 수준에 달한다. 반면,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 등 일부 내륙 도시는 여전히 30% 이하로 유지 가능하다.
가계 소득 증가 속도가 주택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뱅크레이트 분석에 따르면, 미국 평균 가계소득은 2020년 이후 약 22% 증가했으나, 평균 주택가격은 약 50% 상승했다. 시애틀 지역의 중간 가격 주택은 현재 약 84만 달러로, 2020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주민들은 월소득 대비 지출 비율을 현실적으로 산출한 뒤, 생활비와 장기 저축, 예기치 못한 지출을 감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로컬 부동산 중개인들은 “임대에서 주택 구입으로 전환할 경우 초기 충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자산을 쌓는 효과가 있다”며 “구매자가 재정적 한계를 넘지 않도록 꼼꼼히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규칙보다 개인의 재정 상태와 장기 계획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30% 규칙은 참고치일 뿐, 시애틀 주민들은 가계 상황에 맞춰 주택 구입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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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Bankr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