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주전자, 그냥 쓰면 독, 다음과 같이 해야
정기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최소 10번 이상 물을 끓이고 버려야
100번 이상 사용시 미세플라스틱 1/10 미만으로 감소
새 전기 주전자를 처음 사용할 때 여러 번 물을 끓여 버리는 이른바 ‘컨디셔닝’ 과정을 거치면 마이크로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12월 14일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스틸, 유리 등 11종류의 전기 주전자에서 물을 최대 200회 끓인 뒤 얻은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는 2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을 검출할 수 있는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FT-IR)를 이용해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 결과 모든 종류의 전기 주전자에서 구매 직후 처음 사용할 때 가장 많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을 반복해 끓이고 버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배출량은 빠르게 감소했다. 10회 사용 이후에는 초기 배출량의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30회 사용 후에는 약 25%, 100회 이상 사용 후에는 10%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200회 이상 사용된 대부분 제품에서는 1리터당 10개 미만의 마이크로플라스틱만 검출됐다.
재질별로 보면 플라스틱 전기 주전자가 리터당 평균 120.7개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을 배출해 가장 많았고, 스테인리스 스틸은 103.7개, 유리는 69.2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플라스틱 제품에서는 폴리에틸렌(PE) 입자가 주로 검출됐으며, 50㎛ 이하의 작은 입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해 건강에 더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일반적으로 식수에서 검출되는 마이크로플라스틱 양이 리터당 0.3~315개 범위임을 고려할 때 초기 사용 단계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새 전기 주전자를 구매하면 최대 용량까지 물을 채운 뒤 정기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최소 10번 이상 물을 끓이고 버리는 것을 권장했다. 또한 열에 강한 유리나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제품을 선택하고, 뚜껑이나 필터 등 물과 직접 닿는 부분에 플라스틱이 적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 박주성 원장은 “전기 주전자는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가전제품인 만큼 재질 특성을 이해하고 초기 사용 단계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마이크로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