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구인 공고 감소 ‘전미 2위’…기술 중심 도시권 고용시장 급랭

시애틀 지역의 온라인 구인 공고가 팬데믹 직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취업정보 플랫폼 ‘인디드(Indeed)’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애틀·타코마·벨뷰로 구성된 시애틀 광역권의 구인 공고는 올해 10월 기준 2020년 2월보다 35%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샌프란시스코(-3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고용시장 둔화는 특히 기술 인력이 집중된 대도시권에서 두드러진다. 워싱턴주 고용안전국 노동경제학자인 폴 튜렉은 “지난 몇 년 동안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사람을 찾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일자리를 좇는’ 구조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 위축의 배경에는 팬데믹 기간 급격히 오른 금리의 여파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세제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며 ‘고용도, 해고도 보류하는’ 관망 전략을 취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애틀의 핵심 산업인 기술 분야는 인공지능(AI) 기술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직 재편과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것도 지역 고용 시장 위축을 가속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발생한 워싱턴주 예산 부족 역시 일부 공공부문 채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구인 공고가 증가한 중소 도시들은 보건의료, 레저·접객업 등 비기술 분야 중심의 고용 구조가 특징적이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경제학자 앨리슨 슈리바스타바는 “올해 미국에서 증가한 순고용의 대부분, 사실상 전부가 보건의료와 레저·접객업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백색칼라 직종의 후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공무원 감축 기조와 장기간 이어진 연방 채용 동결 조치와도 맞물린다. 이 영향으로 워싱턴D.C. 지역의 구인 공고는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고용 흐름은 이달 발표될 미국 노동지표를 통해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튜렉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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