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카운티 콘도 가격 ‘10% 급락’…매물 적체 속 시장 냉각 심화

워싱턴주 킹카운티의 콘도 시장이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매물이 시장에 오래 머물고,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서부부동산중개인연합(NWML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킹카운티의 11월 콘도 중위 매매가는 50만7,88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떨어졌다. 이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연간 하락률이다. 시애틀 부동산업계는 콘도가 다른 주거 유형에 비해 판매가 가장 어려운 시장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중위가격 변동폭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북·서남·동남 킹카운티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시애틀은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스트사이드는 중위가격이 9.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낮은 가격대의 거래가 몰리면서 전체 통계가 더 부진하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킹카운티의 콘도 매물은 수요를 크게 앞질렀다. 11월 기준 활성 콘도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킹카운티에서 16% 증가했고,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51%, 피어스 카운티는 2% 늘었다. 스노호미시와 피어스는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각각 9% 하락한 48만5천 달러와 1% 상승한 39만2,475달러의 중위가격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콘도가 본질적으로 매수자 선호도가 낮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뒷마당 부재,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 형태, 단독주택보다 높은 금리 적용 등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건물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증가, 특별수선금 부과, 2021년 플로리다 서프사이드 콘도 붕괴 이후 강화된 보험 규제 등이 부담이 되고 있다.
원격근무 확산도 콘도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 출퇴근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도심 인근 콘도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졌고,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정책도 시장을 되살릴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독주택 시장 역시 완만한 조정을 보이고 있다. 킹카운티의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91만5천 달러로 1.1% 하락했고, 스노호미시는 4.5% 떨어져 75만 달러를 기록했다. 피어스는 0.9% 오른 56만9,950달러, 킷샙은 7.5% 올라 59만9천 달러로 나타났다. 시애틀의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97만3,500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매수자들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가 주택은 외면받고 있으며, 매도자는 가격 조정이나 각종 양보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었다. 킹카운티의 신규 매물은 8.2% 증가했고, 활성 매물은 35% 늘었다. 반면 계약 체결 건수와 거래 완료 건수는 각각 1%, 13% 감소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대형 기업들의 잇단 감원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대형 기업의 해고 뉴스가 이어지면서 잠재적 구매자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적극적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기로 보고 있으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1월부터 거래 활동이 점차 증가하고, 봄철에는 매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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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Red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