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핀 ‘2026 대주택 리셋’ 경고…주택난에 출산 포기·공동매입까지
미국의 주택 구매 여건 악화가 오는 2026년 ‘대주택 리셋(Great Housing Reset)’이라는 장기적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이 내다봤다. 레드핀은 새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점진적 회복이 시작되지만, 밀레니얼·Z세대가 기대해온 주택 접근성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앞지르는 등 일부 지표는 개선 가능성이 있지만, 팬데믹 기간 급격히 확대된 주택 비용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레드핀은 주거비 부담이 미국인의 생활 방식 전반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중반 기준, 주택 부담에 어려움을 겪은 미국인의 약 6%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기 위해 이사했고 또 다른 6%는 룸메이트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26년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가구 구성은 전통적 핵가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성인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거나 부모 세대가 자녀와 함께 사는 형태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층의 주택 소유 비율은 2025년에 정체됐으며, 출산율도 높은 주거비로 인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간 활용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2026년 주택 리모델링 트렌드는 다세대 거주를 위한 구조 변경이 가장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주택 소유자는 성인 자녀를 위해 차고를 별도 스위트룸으로 전환하고, 지인을 포함한 여러 명이 공동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레드핀은 2026년 주택 시장이 제한적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집값 상승률은 1% 수준으로 둔화하고, 모기지 금리는 연평균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봄철에는 일시적으로 6%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시됐다.
주택 판매량은 4.2백만 건으로 3% 증가할 전망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금 상승률이 주택 가격 상승률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레드핀은 “팬데믹 당시 주택 비용이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치솟은 만큼, 시장이 균형을 되찾기까지 약 5년이 더 필요하다”며 회복 속도는 느릴 것으로 관측했다.
2026년에는 높은 금리로 기존 대출을 유지하던 주택 소유자들의 리파이낸싱 수요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임차 시장은 공급 둔화로 인해 임대료가 2~3% 오를 가능성이 있다. 높은 주택 가격과 다운페이 부담으로 많은 미국인이 구매 대신 장기 임대를 선택하면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레드핀은 내년 가장 주목받을 지역으로 뉴욕 외곽(롱아일랜드, 허드슨밸리, 뉴저지 북부, 코네티컷 페어필드 카운티)을 꼽았다. 사무실 복귀가 확대되면서 교외 지역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시러큐스, 클리블랜드,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등 중서부·그레이트레이크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와 기후 위험 감소 요인으로 젊은층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 구직자들은 AI 확산으로 일부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블루칼라 일자리가 있는 중소도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도시들은 반대로 냉각될 것으로 분석됐다. 내슈빌, 오스틴, 샌안토니오뿐 아니라 플로리다 해안 도시(포트로더데일, 웨스트팜비치, 마이애미)는 자연재해 위험과 보험료 급등, 원격근무 감소 영향으로 매물 체류 기간이 늘고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레드핀은 주거비 위기가 미 정치권의 초당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미 의회 일부 의원들은 ‘Yes in My Backyard Act(주택 공급 확대 법안)’을 발의했으며, 대중교통 중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별도 출입구를 갖춘 부속 주택(ADU) 건축 규제 완화, 농촌지역의 조립·모듈형 주택 확대 등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레드핀은 “50년 모기지와 같은 화제성 아이디어가 등장하더라도 근본적인 주거비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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