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연말 쇼핑 지출, 전국 평균 ‘압도적 상회’...일부 도시 최상위권 기록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애틀 일대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소비 여력을 보이며 상위권에 올랐다.
지갑 비교 플랫폼 월렛허브(WalletHub)는 올해 미국 558개 도시의 연말 소비 여력을 분석한 결과, 시애틀·벨뷰·커클랜드 등 워싱턴주 주요 지역이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고 25일 밝혔다. 전국 평균은 1인당 1천552달러였으나, 커클랜드는 3천866달러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벨뷰는 3천603달러(10위), 시애틀은 2천225달러(78위)에 각각 올랐다.
이번 조사는 소득 수준, 부채비율, 소비·지출 구조 등 다섯 가지 항목을 종합해 산정됐다. 서부 지역 도시들이 상위권을 다수 차지한 가운데, 시애틀권은 전년보다 소비 여력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에서는 소비자가 절약을 위해 구매 방식을 바꾸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딜로이트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할인 매장 이용, 브랜드 변경 등 다양한 절약 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미국 소비자의 87%가 연말에 할인점에서 쇼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 등 도매형 매장과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채널은 선호도가 15%포인트 상승한 반면, 온라인 플랫폼과 아울렛 이용은 관세·배송비 부담 등으로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연말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PwC는 올해 미국인의 연말 지출이 지난해보다 약 5% 줄어들어 2020년 이후 처음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딜로이트도 올해 지출이 지난해 대비 10%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소비심리가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해석과 맞닿아 있다. BMO의 ‘실질 재정 진행지수’ 조사에서는 미국인 3분의 2가 3개월 전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졌다고 답했다.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연말 소비를 견인하는 쪽은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BofA와 비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 가구가 전체 연말 소비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관은 이를 두고 “두 개의 지갑이 갈라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전체 가계지출은 9월 기준 전년 대비 2% 증가해 지난해 말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으나, 저·중소득층은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증가로 소비 여력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같은 경제 불확실성에도 미국의 전체 연말 소비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전미소매연맹(NRF)은 올해 연말 소비가 인플레이션, 관세, 연방정부 셧다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1조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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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olfgang Kaehler/LightRocket via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