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주인들 ‘보험료 폭탄’ 직면…2027년까지 두 자릿수 인상 예고

미국에서 주택보험료가 향후 2년 동안 추가로 16%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자연재해 발생 빈도 증가와 건축·복구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보험료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털리티(Cotality)는 최근 부동산 콘퍼런스 발표에서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8%씩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의 데이터·애널리틱스 책임자인 존 로저스는 “최근 몇 년간 보험료는 극적으로 상승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현재 보험료가 미국 가구의 월 납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달한다며, 이는 원금·이자·재산세·보험료로 구성되는 전체 지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복구 비용 상승과 기후 리스크 확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헤일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주택 공급망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재건 비용이 크게 올랐다”며 “자연재해의 빈발로 보험 청구 건수가 증가한 점도 보험료 인상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터닷컴이 최근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주택 재고 상당수가 심각한 기후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일은 홍수 위험이 높은 주택이 전체의 6% 이상, 강풍 위험이 18%, 산불 위험이 6%에 달한다며 “조 단위의 부동산 가치가 극단적 기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수 위험이 심각한 도시권 가운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포트로더데일–웨스트팜비치 지역은 약 3,068억 달러 규모의 주택 자산이 위험에 놓여 있으며, 이는 지역 전체 주택가치의 23.2%에 해당한다.
보험료 인상은 이미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에도 추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금리와 주택 가격 상승으로 구매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보험료까지 예상보다 크게 오를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뿐 아니라 구매 예정자들도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의 선임 연구원 해너 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보험료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는 불의의 타격이 되고, 구매를 준비 중인 소비자에게도 월 주거비 산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보험료 상승은 특히 취약한 지역의 수요 위축과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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