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도심 ‘비상’…아마존 1만4천명 해고에 지역 상권 휘청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중심의 경영 구조 전환을 추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약 1만4천 명의 사무직 직원을 감원하기로 했다. 시애틀 본사를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28일 워싱턴주 고용안전국(ESD)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제출한 대규모 정리해고 통보서(WARN)를 통해 오는 내년 1월 말까지 약 2,303명의 워싱턴주 근무 인력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사무직 인력(약 35만 명)의 약 4%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이날 성명을 통해 “AI는 인터넷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며, 이번 조치는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재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애틀 현지에서는 ‘AI 전환’의 이면에 숨은 고용 불안과 지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애틀 사우스레이크유니언 지역의 한 아마존 직원은 현지 언론 퓨젯사운드비즈니스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 사이에 충격이 크다”며 “아직 누가 해고 대상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워싱턴대 경영대학의 제프 슐만 교수는 “고소득 직종 1만4천 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시애틀 도심의 식당, 바,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아마존 직원들의 소비에 크게 의존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기술기업 감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애틀은 산업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애틀 도심 푸드트럭 ‘스파이스 온 커브(Spice on Curve)’를 운영하는 나시마 악테르는 “단골 아마존 직원들이 주 고객인데, 요즘 매출이 간신히 유지되는 수준”이라며 “이번 해고가 또다시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시애틀시 경제개발국 마컴 맥인트라이어 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해고는 시애틀의 기술 노동자들과 지역 경제에 모두 충격”이라며 “시정부는 재취업 지원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영향을 받은 근로자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 시장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한 월급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의 생계가 흔들린다는 의미”라며 “시정부는 다양한 산업 기반을 강화해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아마존이 최대 3만 명 감원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이번 발표된 1만4천 명 해고는 그 일환으로 알려졌다.
슐먼 교수는 “14,000명이 공식 확인됐지만,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AI 전환이라는 명분 아래 더 큰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등 주요 거점에서 AI 효율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시애틀에서도 유사한 조직 축소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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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avid Ryder/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