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장 알바 하러"…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 '조직적 거짓말'
조직 관리자가 거짓말 지시 "캄보디아 경찰에 돈 주고 풀어줄 것"
충남경찰청, 송환 피의자 석방 시 해외 도주·증거인멸 우려 강조
얼굴 가리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홍성=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20일 오후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날 홍성지원에서는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자 45명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고 있다. 2025.10.20 swan@yna.co.kr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조직원으로 있던 범죄조직이 중국인과 한국인 총책 아래 팀을 나눠 각종 사기 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들이 국내 송환 전 외교부 직원과 경찰에게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22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충남경찰청이 수사 중인 피의자들이 몸담았던 범죄조직 관리자 A씨는 조직원 일부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돼 구금되자 이들에게 혐의를 부인하고 캄보디아 입국 경위를 거짓으로 진술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구금된 조직원 전원에게 "가구 공장에서 일하려다 잡혔다고 말하라.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라. 캄보디아 경찰에게 돈을 주고 작업할 테니 모두 풀려나면 시아누크빌에 있는 사무실로 가 같이 이동해 계속 일할 수 있다" 등의 지령을 전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송환 피의자들은 현지 이민청에 구금된 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영사, 한국 경찰과의 면담에서 "가구 공장에 아르바이트하러 왔다"며 입국 경위를 거짓 진술하고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10여명은 영사에게 인적 사항까지 허위로 진술했다 들통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이번 송환에 앞서 검거된 공범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조직 관리자의 지시에 따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미화 500달러를 주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할 것과 송환 시 휴대전화를 캄보디아 유치장에 두고 가며, 송환 후 경찰에는 '현지 경찰에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허위 진술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피의자들이 석방되면 해외에 있는 총책과 관리자들의 도움을 받아 달아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조직 실장이 한국에 입국한 뒤 조사를 받고 곧바로 해외로 도주한 전례도 있다.
앞서 충남경찰청이 수사 중인 송환 피의자 40여명은 전날 전원 구속됐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