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시애틀 명소 ‘리저브 로스터리’ 폐쇄…대규모 감원·노조 갈등 격화
시애틀의 명소로 꼽히던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Reserve Roastery)가 전격 문을 닫았다.
스타벅스는 9월 25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시애틀 리저브 로스터리의 폐쇄를 알린다”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앞으로도 다른 매장에서 고객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북미 지역 매장 폐쇄와 인력 감축을 포함한 10억 달러 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직후 내려졌다.
폐쇄는 사전 예고 없이 단행됐다. 이날 아침 로스터리 매장 유리창은 검은 판자로 가려졌고, 출입구에는 폐쇄 안내문이 부착됐다. 매장을 찾은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조치에 발걸음을 멈추고 상황을 지켜봤다.
스타벅스 측은 이번 결정이 노조 활동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며, 소속 직원을 최대한 다른 매장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시애틀 매장이 추가로 문을 닫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북미에서 약 1%의 매장을 줄이고 900명의 본사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며, 오는 2026 회계연도에는 다시 신규 매장을 열고 일부 매장을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노조와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워커스 유나이티드(Workers United)’ 노조는 성명을 통해 “니콜 CEO 체제에서 스타벅스는 뒤로만 가고 있다”며 “현장 직원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주 리저브 로스터리 노조원들은 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확대, ‘부당노동행위’ 해결 등을 요구하며 매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계약 없인 커피도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협상 지연에 반발했다.
로스터리에서 2년 넘게 근무해온 바리스타 트렌트 라일-호그(37)는 “우리에게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매년 극히 적은 임금 인상만으로는 생활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케틀린 코클런(22)은 “최근 4년간 CEO가 네 번이나 바뀌었지만 직원들의 사기는 최악 수준”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2014년 시애틀 캐피톨 힐에 문을 열며 ‘플래그십 매장’으로 불려왔으나, 결국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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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arbucks Reser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