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서 휴가 간 A급 킬러의 귀환…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임시완·박규영·조우진 주연…매력적인 세계관 대비 상투적 설정

영화 '사마귀'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업무 분장을 위해 만난 두 킬러 차민규(설경구 분)와 길복순(전도연). 선택권을 넘겨받은 길복순이 국내 업무와 해외 업무 중 국내 업무를 고른다. 해외 업무를 떠맡게 된 차민규가 한탄하듯 말한다.
"그래, 네 덕분에 내가 러시아에 가게 생겼다."
"얼마나 대작이길래 선배가 직접 뛰어요?"
"러시아 마피아 애들 거야. 독고 할배는 은퇴했고 사마귀는 휴가 갔고 네가 안 하면 내가 해야 하지 않겠니?"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는 '길복순'에 등장하는 이 대사 한마디를 바탕으로 만든 스핀오프(파생작)다. 사마귀가 휴가에서 돌아온 뒤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마귀(임시완)는 차민규가 대표로 있는 청부살인회사 MK에 속한 A급 킬러다. 양손에 낫을 들고 싸우는 모습에서 그의 별명이 유래됐다. 긴 휴가에서 돌아온 그는 차민규 대표의 죽음으로 무너진 MK를 마주한다. 사마귀는 거물급 회사들의 잇따른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오랜 친구 재이(박규영)와 함께 청부살인회사를 차린다.

영화 '사마귀'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화는 사마귀와 주변 인물 간의 관계에 집중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사마귀와 재이는 어린 시절 MK 연습생부터 지금까지 우정을 나눠 온 친구 사이다. 한편으론 킬러라는 일을 두고 재능을 겨루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독고할배는 사마귀의 스승이고 재이와는 악연이 있다. 이처럼 서로 간의 애증을 두고 각 인물이 갖는 심리와 이들 간에 벌어지는 결투가 영화의 주를 이룬다.
영화가 그린 킬러들의 세계관은 매력 요소다. 킬러들의 업무를 작품으로 칭하고 난이도에 따라 A·B·C·D급으로 나누는 점 등은 '길복순'과 공유하는 세계관이다. MK뿐만 아니라 영세한 청부살인회사, 신흥 강자를 꿈꾸는 청부살인회사 간의 각축전을 그리며 '길복순'보다 세계관을 폭넓게 그리기도 한다. '길복순'보다 유머를 더한 점도 눈에 띈다.

영화 '사마귀'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화는 다만 신선한 매력은 떨어진다. 자기 이익 앞에서 가까운 사람들을 배신하고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는 누아르 영화에서의 상투적인 설정이 돼 버린 지 오래다. 그마저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진다. 영화의 승부수 중 하나인 화려한 액션과 유머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이태성 감독은 "'젊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인물이 잘 다니던 회사가 기울었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며 "'길복순'과 닮으면서도 차별된 시선을 담고 싶었다. 젊은 나이대 캐릭터들의 어리숙함과 섣부른 선택이 많은 이야기를 파생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오는 26일 공개된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