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나자마자 2시간 증발…시애틀 ‘어둠의 계절’ 돌입
시애틀이 가을 초입의 맑은 날씨를 즐기고 있지만, 곧 ‘빅 다크(The Big Dark)’로 불리는 길고 어두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주요 대도시 가운데 시애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곳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해피 램프(빛 치료기구)’와 커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주는 올해 마지막으로 오후 7시 일몰을 볼 수 있는 시기다. 11월 2일 서머타임 해제가 시작되면 가을 초입과 비교해 하루 일조 시간이 두 시간 이상 줄어든다. 동지인 12월 21일에는 일조 시간이 하루 8시간에 불과해 현재보다 3시간 40분 가까이 짧아진다.
‘빅 다크’는 단순히 해가 짧아지는 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비와 흐린 날씨를 동반한다. 다만 이번 주 중반까지는 고기압 영향으로 낮 최고기온이70도대 초반에 머물며 맑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말부터는 기온이 소폭 떨어지고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애틀의 평균 강수량은 9월 1.6인치에서 10월 4인치, 11월 6.31인치 이상으로 늘어나며 11월은 연중 가장 비가 많이 오는 달이다.
시애틀 기상 블로거 저스틴 쇼는 “짧은 기간에 맑은 날씨에서 두꺼운 외투와 어두운 출근길로 바뀌는 ‘날씨 롤러코스터’가 시애틀의 특징”이라며 “마치 일주일 만에 계절이 바뀐 듯한 체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빅 다크’라는 표현은 2017년 미국 기상청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던 용어가 현지 언론에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기상청은 시애틀의 장기간 우중충한 날씨와 짧은 일조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곧 첫 서리가 내리고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온다”며 “주택과 정원을 미리 정비하고 긴 어둠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