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임대난 심화 전망…공급 둔화에 렌트 상승 불가피
시애틀 지역 임대 주택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향후 수년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워싱턴주 킹카운티 전역에서 신규 다가구 주택 허가 건수는 2024년 들어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애틀의 경우 올해 상반기 아파트 허가가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건설비 상승, 경기 불확실성 등이 맞물려 개발업자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시애틀 기반의 개발업체 바리엔토스 라이언의 마리아 바리엔토스 대표는 “현재 사실상 마비 상태”라며 “고급 시장조차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들은 향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아파트 선택지가 줄고 임대료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벨뷰 소재 개발사 월리스 프로퍼티스의 케빈 월리스 대표는 “적어도 2028년까지는 공급 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주 자료에 따르면 킹카운티는 향후 20년간 약 3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며, 이 중 3분의 1은 시애틀에 집중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추세라면 목표 달성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팬데믹 초기 초저금리 덕분에 개발업자들은 공격적으로 건축에 나섰다. 2021~2022년 킹카운티에서는 연간 1만6천 가구 이상의 다가구 주택이 허가를 받았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 평균치를 웃도는 수치였다. 당시 건설사들은 “너무 바빠서 오히려 프로젝트를 거절해야 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건설비는 2020년 이후 시애틀에서 46% 급등했다. 목재·구리 파이프 등 주요 자재 가격은 고관세 정책으로 추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며, 일부는 현금 대신 지분 참여 조건으로 개발을 유도하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공급 둔화는 저소득층 지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애틀의 ‘의무적 주택적정성(MHA)’ 제도는 개발업자들이 신규 주택에 저소득층 임대 주택을 포함하거나 적립금을 납부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신규 프로젝트가 줄면서 해당 기금 규모도 2024년 들어 2019년 제도 시행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급 공백이 2년 내 임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대학 그렉 콜번 교수는 “공실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1~2%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취약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측에 따르면 향후 2년간 킹·피어스·스노호미시 카운티의 임대료는 연간 2.2~3.6% 상승할 전망이다. 워싱턴주는 최근 임대료 인상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2025~2026년 상한선은 약 10%로 설정돼 있어 세입자들의 부담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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