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 ‘막차’ 잡기 분주…서북미 명소 크레이터 레이크, 3년간 접근 차단
오리건주에 위치한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가 오는 11월부터 최소 3년간 일반인의 호수 접근을 전면 차단한다. 이에 따라 올여름 마지막 보트 투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산호세 출신 관광객 제러미 트란은 9월 초 형제·자매들과 함께 크레이터 레이크를 찾았다. 유일한 호수 진입로인 클리트우드 코브(Cleetwood Cove) 선착장에서 오전 9시 45분 출항하는 보트를 타기 위해 가파른 하산로를 서둘러 내려가던 중 무릎 수술 회복으로 속도가 늦어 간발의 차로 배를 놓칠 뻔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탑승에 성공하자 45명의 동승객들은 환호로 맞이했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해발 1,883m 고지에 형성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호수 한가운데 위치한 ‘위저드 아일랜드(Wizard Island)’는 약 7,700년 전 마운트 마자마 화산 붕괴 뒤 400년 후 형성된 화산재 섬으로, 원주민 클라마스족에게는 성스러운 장소로 여겨진다. 현재 제공되는 보트 투어는 호수 일주와 함께 위저드 아일랜드 하선 체험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올해 10월 말까지만 호수 이용이 가능하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내년부터 클리트우드 코브 선착장과 트레일을 전면 폐쇄하고 안전시설 확충과 방문객 편의시설 보강을 위한 대규모 개보수 공사를 2026년부터 진행한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적설량이 많은 지역 특성상 6월 중순부터 10월 사이에만 공사가 가능해 전체 공사 기간은 최소 3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영, 낚시, 보트 관광 등 호수와 직접 맞닿는 모든 활동은 2029년까지 중단된다. 공사 기간에도 국립공원 자체는 정상 운영되지만 관광객들은 림 드라이브(Rim Drive) 전망대와 트레일을 통해 호수를 조망하는 것만 허용된다.
관광객들이 임의로 화산 칼데라를 내려가 호수에 접근하려다 구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만큼, 국립공원 측은 안전을 이유로 이번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연중 일부 도로만 개방되며, 눈이 많은 겨울철에는 북문과 서쪽 림 드라이브가 폐쇄된다. 숙박시설인 크레이터 레이크 로지와 일부 건물들은 매년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만 운영된다.
이번 공사로 인해 수년간 호수 체험이 중단되는 만큼, 막바지 보트 투어 예약은 이미 매진 행렬을 보이고 있다. 선착장의 보트 운영사인 ‘익스플로어 크레이터 레이크’는 온라인 사전예약을 권장하고 있다.
*보트 투어 사전예약: Boat Tours - Crater Lake
Copyright@KSEATTLE.com
(Photo: Travel Ore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