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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김치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한국의 문화가 곧 국력이다

Author
LaVie
Date
2025-08-27 11:03
Views
44

군사력과 경제력은 오랫동안 국가의 힘을 가늠하는 잣대였다. 그러나 21세기 세계는 또 다른 국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화의 힘’이다. 음악과 드라마, 음식과 패션이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 국위는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된다.

오늘날 한국이 바로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한국은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이라는 정치적 소용돌이를 지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된 후 첫 해외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것은 정치·경제·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국익은 외교 협상 테이블에서만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 이미지를 세계인의 마음속에 각인 시키는 문화야말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국력으로 작용한다.

 

K팝은 누구의 것인가…'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던진 질문 [스프]

 

실제로 지난 20여 년간 한국이 세계에 보여준 가장 강력한 자산은 K-컬처였다.

K-팝은 이미 빌보드 차트를 넘어 전 세계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다. K-뷰티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코리안 스킨케어’라는 브랜드를 확립했고, 한국의 스킨케어 루틴은 미국·유럽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었다.

K-푸드 역시 더 이상 낯선 이국 요리가 아니다. 김치, 불고기, 떡볶이 같은 전통 음식은 물론, 한국식 치킨과 라면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문화적 친근감을 형성했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한국적 상상력과 정서가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드라마는 이제 더 이상 ‘지역적 성공’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표준이 되고 있다.

 

이렇듯 K-컬처는 단순한 흥행 산업을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을 세계 무대에서 각인 시키는 문화 외교의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외교적 담판은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지만, 상대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문화다. 미국 청소년이 K-팝을 듣고, 유럽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며, 남미 가정이 저녁 시간에 한국 드라마를 함께 보는 순간, 이미 한국은 ‘친근한 나라’로 자리 잡는다. 이것은 총칼이나 경제 수치로는 얻을 수 없는 신뢰이자 힘이다.

 

그러나 현재의 성과에 안주할 수는 없다. K-컬처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적이고 확장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뒤따른다.

 

첫째,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다. 지금까지의 성취가 주로 대중음악과 드라마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역사·철학·문학, 그리고 전통 예술까지 세계에 폭넓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을 확보할 때 K-컬처는 ‘유행’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 잡는다.

둘째,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다.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수익 구조를 마련하며,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성취는 쉽게 소모될 수 있다. 문화산업은 단순한 수출품이 아니라, 인재와 창작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계다. 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K-컬처의 성패를 좌우한다.

셋째, 글로벌 협력과 교류의 강화다. 일방적 전파는 한계가 있다. 현지 창작자들과 협업하고, 한국과 세계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할리우드, 유럽, 아시아 각국의 문화 산업과의 파트너십은 K-컬처를 더 풍성하게 하고, 동시에 한국을 글로벌 문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다.

 

한국은 지금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적 변화와 외교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세계가 한국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성과나 군사적 협력만이 아니다.

오히려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가 한국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국위 선양은 더 이상 깃발과 군악대의 행진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세계인의 스마트폰 속 K-팝 플레이리스트에서, 화장대 위의 K-뷰티 제품에서, 저녁 식탁 위의 김치와 넷플릭스 드라마 속 이야기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다.

 

문화는 국경을 넘어 마음을 잇는다. 한국의 문화가 곧 한국의 힘이다. 앞으로 이 힘을 어떻게 지켜내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는, 정치 지도자의 외교 전략 만큼이나 중요한 한국의 국가적 과제가 될 것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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