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
이곳에 와 들었던 말 중
가장 안 듣기 좋았던 말 중 하나가 바로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진짜 한국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
어느 여직원의 일성을
3천미리미터 정도 밖에 안 떨어진 계산대 옆에 줄을 서 있다가
오지랖 충만한 귀가 뭘 또 대단한 거나 들어 온 냥
의기양양해가지구서는 내게 내밀길래
단어들을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어 열거해 봤더니 저랬다.
옛적,
피읖 마켓 입굴 들어서면
왼쪽에 바로 화장품 코너가 있었고,
거기서 손님을 맞는 그는
하루 종일 한국사람만을 손님으로 맞았는데,
한국사람이 미국마켓에 갔나? 안 왔으면 좋게?
한국사람이 안 오면 안 오는 미국 손님을 끌어 올 자신은 있나?
안 한국사람이 와 하루 종일 공치면 그 코너 주인은 폭망해야나?
그러면서 월급은 따박따박 받야얄거고,
넌 왜 한국마켓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국화장품을 판매하는가?
그 땐 내 이 10 대 때라
나름 의협심이 꽤 강해
가가지구서는 바로 따질랬더니
얼굴을 마주보기가 두려워.
하도 못 생겨 마주할 용기가 안 나고
마주함 토할 것 같아 말았는데,
돌이켜 보니
그가 그럴만도 한 진상손님이 왔던 모양야.
오지랖 넓은 귀가
진상손님의 말까진 안 들고 와 모르겠지만
그의 그 짜증스런 목소리로 미뤄
그 진상이 이랬을 거란 그림을 그려봐,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진짜 한국사람이 하는 가게는 안 가고 싶어"
무튼 둘의 사이는
후로 돈독해 졌는지 또는 골이 더 깊이 패였는진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지금도 가끔 웃기는 손님을 봄
그 두 진상이 생각나곤 해.
무튼,
아쉰대로 오동나무라도 좋겠고.
아쉽지 않음 소나무라도 좋겠고.
여유가 있음 향나무면 더 좋겠고.
여유가 여유를 낳을 정도면
돌이면 돌상첨화겠지.
음......얘,
넌 저것들 중 뭘 선호할 예정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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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
두 부부가 우리 레스토랑을 방문했는데
영감님은 턱쪽을 보니 틀니를 탈니해서 봉창에 넣어둔 것 같고
할망님은 뽐낸 머린데 배추머리고, 그 배추가 서리를 정통으로 맞은 것 같고
걸음걸이를 대충 보잤더니
내 또래 정도로 8순을 넘겼거나
아님 7순 말, 여러해 후배 같기도 하고.
무튼,
갈비를 주문했는데,
우선 안 해도 될 말을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한국사람들. 아니 그들.
"우리는 맛있는 곳만 찾아다녀요, 맛 없으면 닷씨는 안 가요"
입소문 잘 내는 한국사람이라 입 단도리 시키느라 제일 좋은 갈비만을 엄선해
사알살 궈 연갈색으로 익어버린 갈비를
아차하면 밭으로 뛰어갈 정도로 살아 숨쉬는듯한
신선하디 신선한 쌀라드와 함께 진상을 했더니
"페이를 할팅게 내프킨 좀 한 30장만 주세요.
이 쌀라드는 빠꾸시키고
드래씽 없이 쌩쌀라드에 식초만 한 탕기 주시고요,
남이 쓴 포크는 못 쓰니까 1홰용 포크로 주시고요."
뭐 입맛, 건강 뭐 챙기다 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새로 다 해주고는
딴 일을 하는데
방정맞은 눈깔이 내 허락도 없이 그리로 향하길래,
와!!!!!!!!!! 진짜 참 첨봤어.
갈비를 내프킨으로 얼마나 딲아대는지
구두 앞코처럼 광이나.
그러구서는 내프킨 좀 한 30장 정돌 더 달랴.
이런 것들이 내프킨값?
어림 반푼어치도 없이 그냥 가.
무튼 갈비가 맛있었나? 맛있는 곳였나?
후로 몇 개월,
주에 한 두 번 그 모습 그대로 와 그대로 먹고 가는가 싶더니
하룬 와선
우선 안 해도 될 말을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한국사람들. 아니 그들.
"우리가 굉장히 까탈스럽죠?"
아, 쓰바. 그 말을 듣는데
속에서 욕이 솟구치더라고.
모르고 하는 행동은 좀 그래도 이? 노망인가 하구서는 이해가 가는데,
알고 하는 행동은 무관용이 베풀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잖아.
그날,
솟구치는 욕을 잠재우느라 얼마나 대간했는지 몰라.
진짜 나도 모르게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진짜 한국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
란 망언을 할 뻔 했다니까아?
할 뻔, 했을 뿐였는데 진짜 안 오드라구.
둬 개월 지나 할망님 혼자 왔드라구.
"우리 영감이 얼마전에 갔어"
아니 갈비를 열심히 딲어먹으며 생명연장의 꿈을 이루려더니
아이구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꽃이 피기두 전에 죽었구마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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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세계가
관세가 올라
때문에 혼란스러운가봐.
그렇지만 넌 걱정할 거 하나 없어.
없으면 아쉰대로 오동나무라도 좋겠고.
아쉽지 않음 소나무라도 좋겠고.
여유가 있음 향나무면 더 좋겠고.
여유가 여유를 낳을 정도면
돌이면 돌상첨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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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감님은 벌어 둔 게 없어가지구서는
관세가 싼 오동나무 관을 썼대.
음......알고도 진상손님인 얘.
어딜가나 안 왔으면 좋을 한국사람인 얘.
너도 관세 더 오르기 전에 준비해 둬야잖겠어?
그래 넌 저것들 중
뭘 선호할 예정이녜두우?~~~
뭐지? 이 가슴속에서 전해지는 공감의 느낌은?? 한국인들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서 어쩌다한번 한국손님이 들어오면 반가운 마음보다는 전혀 안반가운 느낌들이 참 이상했었는데 바로 이런 스토리속의 정서가 딱일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