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택시장, 일반 구매자 주춤하자 투자자 비중 ‘껑충’…4채 중 1채는 투자용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 구매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전체 주택 거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배치데이터(BatchDat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에서 거래된 주택 중 26.9%가 투자자에 의해 구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투자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약 26만5천 채에 달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투자자 매입 비중은 평균 18.5%였으며, 이번 수치는 이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다.
배치데이터는 “투자자 매입 비중 증가는 실제 주택 판매량 증가보다는 일반 구매자들의 거래 감소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높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구매력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주택시장은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침체에 들어갔으며, 지난해에는 주택 거래량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고금리와 고가의 주택 가격이 이어지며 시장 회복세는 더디다.
주택 판매가 줄면서 시장에는 매물도 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유 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으며, 일부는 현금으로 주택을 구매하거나 기존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활용해 금리 부담을 피하고 있다.
보고서는 “구매 여력이 떨어진 일반 수요자 대신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분석에서 투자 목적 구매로 분류된 주택은 1차 거주용이 아닌 임대용이나 별장 등으로, 전체 주택 거래 통계와는 구분된다.
배치데이터는 지난해 투자자들이 구매한 주택이 총 120만 채에 달하며, 이는 팬데믹 이후 연평균 110만 채 수준을 웃도는 수치라고 전했다.
이처럼 투자자 거래 비중이 커졌지만, 미국 내 단독주택 약 8,600만 채 가운데 투자자 소유 주택은 약 20%에 불과하다. 이 중 85%는 1~5채의 주택을 보유한 소규모 투자자이며, 6~10채를 보유한 중간 규모 투자자가 약 5%를 차지한다. 1,000채 이상을 보유한 대형 기관 투자자의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대형 투자회사들은 주택 매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업체 파르시랩스(Parci Labs)에 따르면, 인비테이션 홈스(Invitation Homes), 아메리칸 홈스 포 렌트(American Homes 4 Rent) 등 미국 내 주요 단독주택 임대기업 8곳 중 6곳은 올 2분기 매입보다 매도를 더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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