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인지도 모르고 잡아갔다” 화이트센터, ‘ICE 체포’ 불분명에 주민 불안 고조
워싱턴주 킹카운티 화이트센터 지역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한 여성을 체포하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영상은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5일 화이트센터의 전당포 ‘캐시 아메리카 파운’(Cash America Pawn) 앞에서 촬영된 것으로, 조끼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들이 한 여성을 붙잡아 표시 없는 흰색 SUV에 태우는 장면이 담겼다.
요원들이 착용한 조끼에는 ‘POLICE’라는 문구만 표기돼 있었고, 연방국토안보부(DHS)나 ICE의 공식 마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의 신원이나 소속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체포 주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나오미 베일리 씨는 커피 가판대에서 일하던 중 갑작스러운 소음에 놀라 달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이 급히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요원들이 큰 소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물러서라고 소리쳤다"며 "그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나도 체포될 뻔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 여성은 현장에서 스페인어로 울부짖으며 요원들에게 항의했고, 주변 시민들도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역 일대에서 이동식으로 음식을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온 인물로 알려졌다.
옥타비오 리베라 씨는 해당 영상을 촬영한 친구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우리 가족도 이 영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어머니는 혹시 본인이 추방당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가족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리베라 씨의 어머니는 화이트센터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이다.
이번 체포와 관련해 ICE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체포 요원들이 연방 요원인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연방 규정상 이민 단속 요원은 체포 시 자신이 법적 권한을 가진 요원임을 명확히 밝혀야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
한편, 팸 본디 연방 법무장관은 지난 6월 상원 청문회에서 요원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신변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얼굴을 가리는 것은 요원들이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며,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요원들이 누구인지, 체포 이유가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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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