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춘의 짐이 무거워지는 시대 – AI와 고령화 사이에서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울음의 날을 정하고 정기적으로 우는 행사가 있다는 기사를 봤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는 ‘시얼치’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울기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청년 실업률은 15%를 상회할 만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고 많은 젊은이들이 취직을 못해 우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어, 이에 따라 청년들이 울어도 별문제가 없는 공공장소에서 실컷 우는 것이 새로운 트렌트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험 많은 울보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울 수 있는 곳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정신병원, 공동묘지등 에서는 크게 울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맘껏 울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차를 몰다 빨간 신호등 대기 할떄마다 울기도 하고 영화관을 이용하거나 심지어는 공항에 가서 울기도 한다며 서로의 울기 좋은 장소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의 단적인 예로 전 세계적으로 2030시대가 최소한 취업의 관점에서 얼마나 불운한 세대인지 보여진다.
오늘날 AI 기술의 발전은 놀라운 효율을 가져왔지만, 그 그림자 아래 청년들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미국에선 대형 기업들이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앞세워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중국 역시 ‘졸업은 곧 실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오랜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는 줄고, 청년들은 계약직과 플랫폼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가 겹쳤다. 일본은 이미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나라가 되었다.
노인들의 의료비와 연금 지출은 국가 재정을 압박하고, 이를 지탱해야 할 젊은 세대는 세금과 부담 속에서 미래를 잃어가고 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책임을 떠안은 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삶의 기본조차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인구 고령화로 정년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등 각종 혁신이 나오면서 기계가 사람을 속속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2030 세대들이 취직을 못해 우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제 사회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진보가 과연 사람을 위한 것이었는지. 복지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가? 세대 간 연대는 가능한가?
정부는 단기적 통계에 머무르지 말고 청년 고용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 단순한 일자리 수보다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한 노동 환경이 필요하다.
고령층의 경험과 청년의 역동성을 연결할 수 있는 사회적 설계도 중요하다.
기술은 차가운 철이지만, 정책은 따뜻한 손이 되어야 한다. 청년이 짊어진 짐이 무거워지지 않도록, 지금이 바로 다시 설계할 시간이다.
전 세계적으로 20·30세대는 참 불행한 세대다. 최소한 취업의 관점에서는 말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