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고요한 여정”…시애틀 캠퍼들, 솔로 캠핑에 빠지다
미국 전역에서 ‘혼자 떠나는 캠핑’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주민들 사이에서도 고요함과 자유로움을 찾아 홀로 자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캠핑 정보 앱 '더 더트(The Dyrt)'가 최근 미국 내 캠핑객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1박 이상 단독 캠핑’을 떠난 응답자는 전체의 31%로, 2021년(19%)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더트의 케빈 롱 최고경영자(CEO)는 “이 수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미국의 고립·고독감 증가’라는 사회적 문제의 연장선으로 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일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찾으려는 건강한 변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애틀에서 혼자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자연 속 고요함과 자유로운 일정 조율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퇴직 후 혼자 살기 시작한 엔지니어 출신 폴 퍼거슨은 “나는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대자연은 나의 영적 성소와도 같다”고 말했다.
등산 애호가 조던 이(Jordan Lee) 씨는 “혼자 산을 오르며 자연에 몰입할 때, 인간 본연의 감각에 가까워지는 깊은 연결감을 느낀다”며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천천히 걸을 수도, 더 멀리 갈 수도 있어 해방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솔로 캠핑 붐의 계기가 됐지만, 이제는 혼자 떠나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반응도 많다.
킹카운티 수색구조대 자원봉사자 사라 오티오는 “다른 사람과 일정을 맞추느라 결국 나가지 못했던 적이 많았는데, 혼자 가기로 결심한 이후로 훨씬 자주 자연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함께 캠핑을 가려면 출발 시간, 이동 수단, 장비 준비 상태 등 많은 사항을 조율해야 하며, 동행자 중 한 명이라도 발목을 삐는 등의 상황이 생기면 전체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
올림픽 국립공원에서 혼자 캠핑을 했던 에밀리오 바리엔토스는 처음에는 적막함에 불안함을 느꼈지만, 이후 흑곰을 촬영하며 귀중한 경험을 했다. 그는 이 사진으로 워싱턴 트레일스 사진 공모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산과 숲, 강은 우리가 자동차로 스쳐 지나갈 때는 잠깐의 시선만 줄 뿐이지만, 트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그것들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며 “홀로 떠난 시간은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솔로 캠핑은 고독 속에서 자연과 자신을 재발견하는 여정이자, 바쁜 도시인들에게는 가장 개인적인 힐링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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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ourtesy of Paul Ferguson & Emilio Barrien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