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나올 듯한 WA 군사기지, 미국 최고 역사 명소로 선정됐다”
워싱턴주에 위치한 폐쇄 군사 요새 ‘포트 워든(Fort Worden)’이 지역 주민들이 뽑은 ‘2025 북서부 최고의 역사 명소(Best Historic Attraction)’에 선정됐다.
지역 방송사 킹5가 주관한 'Best Northwest Escapes' 시청자 투표에서 포트 워든은 올해 최고의 역사 관광지로 뽑혔다.
포트 워든은 1902년 미국 육군이 퓨젯 사운드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요새 중 하나로, 워싱턴주 포트 타운센드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이 요새에 배치된 대포들은 기술적으로 이미 구식이 되어 실전에서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브라이언 헤이그먼공원 관리인은 “포트 워든은 미국 내 가장 잘 보존된 엔디컷 시대(Endicott Era)의 요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며 “당시의 독특한 군사 역사에 이끌려 찾는 방문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요새 안에는 수십 개의 군사 구조물과 12마일에 이르는 다용도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탐방할 수 있다. 당시 이곳에는 무게 600파운드의 포탄을 6마일 거리까지 발사할 수 있는 대포가 설치돼 있었다.
비록 지금은 대포가 사라졌지만,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관통해 설치된 통신용 ‘스피킹 튜브’ 등 과거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헤이그먼 관리인은 “포가 발사되는 동안 스피킹 튜브를 통해 다른 방과 소통했다”며 “당시 기술을 직접 볼 수 있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텅 빈 복도가 오히려 유령이 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두운 통로는 손전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공원 측은 조언한다.
포트 워든의 총구는 이제 삼나무에 가려졌고, 병사 대신 사슴이 거닐며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헤이그먼은 “이 공원은 레크리에이션과 역사 보존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영구히 숲으로 보존될 것이고, 또 일부는 해안 방어 기지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으로 보존된다. 1902년의 군사 요새를 주립공원으로 재탄생시킨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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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