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2

[후기] Harvard, Stanford 등 5개 탑티어 대학교 입학담당관과의 조찬 미팅

Author
Lettuce Learn
Date
2025-05-15 20:04
Views
330

안녕하세요, 제이강입니다.

그저께 (13일) 저녁에 Harvard, Stanford, Penn, Duke, Georgetown 다섯개 대학교의 입학담당관들이 Raisbeck Aviation High School에서 지역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했고, 다음날인 어제 (14일) 오전에 저를 비롯한 몇 명의 고등학교 컬리지 카운셀러들과 시애틀 다운타운의 한 호텔에서 조찬 미팅을 가졌습니다. (Bush, Annie Wright, Eastside Catholic등에서 참석했습니다.)

특히나 예전에 University of Chicago에서 일할 적부터 친분이 있어온 Stanford의 Assistant Dean인 Chase Weldon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아주 반가웠는데, 올 가을에 저희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기에 10월에 다시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렙니다.

 

<Stanford의 Assistant Dean Chase와 함께. 인연이 벌써 10년 넘게 거슬러 올라가는군요.>

 

미팅에서 들을 수 있었던 업데이트 소식부터 열띠게 토론되었던 핵심 사안들 중에서 한국 학부모님들께서 궁금해하실 만한 4가지를 정리해서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에 대해 질문 있으시면 포스팅 말미의 주소로 이메일 보내주시면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Standardized Testing의 화려한 귀환

작년 3월에 포스팅 [특집] ”SAT 점수 필수“로 회귀하는 탑티어 대학교들을 통해서 미리 형성되고 있는 트렌드를 알려 드렸었는데, 어제의 미팅의 시작은 이를 컨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 칼럼이 그다지 길지 않으니 먼저 다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다섯 학교 중에서 Duke를 제외한 4개 학교의 담당관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모두 SAT 등 표준화 시험 점수 제출을 필수화 (test mandatory)하기로 결정했다“고 했고, 그 배경으로서 (예상한 대로) “SAT/ACT 등의 표준화 시험 점수 만큼 다른 지역, 다른 배경의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에 적합한 데이터가 없다”고 했습니다. 

Duke는 여전히 test-optional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Senior Associate Director of Admissions인 Solomon Enos는 이에 관해 “단지 2025-26 시즌까지 그렇게 유지하기로 한 것이지, 그 이후에는 우리도 test-mandatory로 돌아가는 것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나 모두가 입을 모은 사안은 ACT의 Science section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올해 초에 포스팅 ACT도 대폭 변한다!를 통한 webinar 동영상에서 자세히 설명해드린 대로 ACT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science section을 선택 사항(optional)으로 지정했죠. 이에 대해 “일반적인 학생들은 science section을 진정한 optional로 취급해도 좋다”면서도 다섯 학교는 입을 모아 “다만 Engineering 등 STEM 분야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science section 또한 치루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섯 학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시험 점수를 리포팅 (score report)에 관한 정책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Georgetown의 경우는 ”한 학생이 여러번 SAT를 치뤘다면 반드시 모든 점수를 리포팅해야 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알아서 가장 높은 점수만 본다“고 한 반면, Penn은 “여전히 우리는 superscore를 고려한다“고 확인해줬습니다. 이처럼 탑티어 대학교들에 지원하는 경우 이 부분 또한 입시 작전에 잘 녹여 넣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2. Competitive와 Compelling의 차이

미팅 중 생각보다 큰 시간을 할애한 부분은 당연히 ”어떠한 학생을 뽑고자 하는가“에 있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어떠한 원서가 입학담당관의 시선을 사로잡느냐“는 질문에 대한 논의였다고 하겠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가 궁극적으로 궁금해하는 사안이기도 한데, 오히려 이처럼 입학담당관들과 카운셀러들끼리만 하는 대화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Harvard에서 워싱턴 주를 담당하는 Regional Admissions Officer인 Maggie Chipman은 이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꽤나 멋진 표현으로 했는데, 바로 “We know you’re competitive. We want compelling”이었습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어차피 탑티어 대학교들에 원서를 넣는 학생의 대다수는 이미 학업적으로, 또 학과외 활동적으로 충분히 뛰어난, 그래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학생들입니다. 지원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학생들이니, 그 안에서 누가 누구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compelling, 즉 ’설득력이 있는’ 학생으로 보일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는 겁니다. 9학년부터 시작해 어떠한 수업을 선택해서 언제 왜 들었는지, 진행한 학과외 활동은 그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에세이를 통해서 학생이 어떤 목소리로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음을 표현하는지를 보는 과정인 건데, 이를 두고 Maggie는 “얼마나 많은 것을 얼마나 빡세게 했는지를 보려는 게 아니라, 그 과정 전체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즉, 얼마나 말이 되는지를 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어느 정도 competitive함에 있어 자격을 갖췄다 싶으면 그 때부터는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하자“는 전략을 버리고 ”남들보다 더 설득력 있는 당위성을 만들어 나가자“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현명하다는 뜻이겠습니다.

 

3. Coursework Stacking의 의미

말이 나온 김에 하나하나 좀 더 정리해볼텐데, 우선 ”9학년부터 시작해 어떠한 수업을 선택해서 언제 왜 들었는가”라는 부분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를 두고 보통 저희는 “coursework stacking”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게 아마 가장 많은 한국 학부모님들께서 제게 문의해오는 부분이고 전체적으로 다루자면 포스팅 두어개로는 택도 없이 복잡하고, 까딱하면 상당히 두루뭉수리 해져버리는 얘기일 것입니다. 사실 그러다보니 이 부분에서는 어제 저희 또한 좀 더 구체적인 example인 ”수학“을 가지고 토론해봤습니다.

이에 대해 5개 학교 입학담당관들이 입을 모은 의견은 ”얼마나 멀리 갔는가보다는 다니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수업의 범위 내에서 끝까지 제대로 갔는가”였습니다. 

UPenn의 입학담당관 Madeliene Jacobs는 “학교에서는 수업을 많이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바깥에서 크레딧을 열심히 쌓았다고 자랑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우리가 보기에는 그 학생들은 자신들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필요한 무언가가 부족하면 일단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다소 소속감이 부족한 학생으로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Running start 또한 똑같은데, “학교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끝까지 다 듣고, 그러고 나서도 반드시 그럴만한 당위성이 있을 때의 running start가 의미가 있지, 11학년때부터 running start 열심히 들었다고 해봤자 우리 눈에는 오히려 안 좋게 보인다“고 모두가 동의하더군요.

Duke의 Solomon은 더 나아가 콕 집어서 ”고등학생이 학교 바깥에서 Multivariable Calculus 크레딧 받아왔다고 하면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는 제대로 배웠을 거라고 절대로 기대 안한다“며 웃었고, 다른 입학담당관들은 ”독학으로 AP 공부해서 점수 땄다고 하는 것도 똑같은 맥락“이라고 호응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꼭 고려할 게 있다면 유난히 고급 수학이 꼭 요구되는 전공에 1학년부터 바로 지정 입학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자면, Harvard는 1학년 신입생은 모두 다 전공에 상관 없이 Harvard College에 일괄 소속되어 학부 과정을 진행하다가 3학년 올라갈 때 declare하게 되어 있는 반면, Penn이나 UW의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전공자는 1학년때부터 바로 엔지니어링 학부에 소속되어서 학부 과정을 진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수학은 남들 하는 만큼만 해도 충분한 반면, 후자의 경우는 반드시 최소한 Advanced Calculus까지는 이수해야 입학을 고려해준다고 조언하더군요. 저희 Willows Prep과 같이 IB 학교인 경우에는 반드시 HL AA 수업을 이수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했으니, coursework stacking을 계획하는 과정에 이 부분을 고려하는 것 또한 유의미하겠습니다.

 

4. 에세이와 ChatGPT

당연히 요즘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인공지능, 즉 AI의 활용에 있는데, 대학 입시에 있어서도 에세이를 쓰는데 있어 학생들이 AI를 쓰는 것에 어떻게 대학교들이 대응하는가는 초미의 관심사인지라 저희도 이에 대해 많은 부분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런 질문에 이골이 난 것인지, 입학담당관들도 굉장히 자신있게 답변 설명을 하더군요.

Georgetown의 입학담당관 Kelvia Jaupi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AI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어른들도 문서 쓰고 이메일 드래프팅 하는데 있어 AI를 쓰는데 애들은 쓰지 말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를 어디까지나 브레인스토밍하고 드래프팅 하는 단계에서만 활용할 일이지, 그 아이디어들만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로 제대로 써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Stanford의 Chase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진짜 밥먹고 이거 하는 사람들이다. 에세이를 보면 이게 학생이 쓴 걸로 보이는지, AI나 컨설턴트가 대신 써준 것인지 웬만해선 눈치 챌 수 있다. 그럼 그 때 그 글을 다른 에세이나 추천서의 내용, 인터뷰 등을 통해서 생각보다 손쉽게 검증할 수 있다. 그게 글이건, 예술이건, 스포츠건 상관 없이 사람이 진심으로 임할 때는 그게 보는 사람에게 반드시 느껴지게 되어 있다. 진짜 그 학생의 말투, 진짜 그 학생의 생각, 진짜 그 학생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느냐에서 생각보다 많은 결정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 걸 공유하자면…

입학담당관의 입장에서 부모님이나 컨설턴트 같은 어른이 글을 대신 써줬다는 의심이 드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얼마나 기승전결이 뚜렷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은 다소 신선한 얘기여서 흥미롭게 들었는데, 학부모 또래의 기성세대에게는 ”잘 쓰여진 글이란 intro-body-conclusion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구성을 갖춰야 하고, intro에는 관심을 끌만한 hook가 들어가야 하며, conclusion에는 이야기를 예쁘게 마무리하는 교훈이 들어가야 한다“는 일종의 공식이 자리잡고 있는 반면, 숏폼 컨텐츠에 익숙한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고정관념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아이를 도와준답시고 어른의 관점에서 자기 세대가 생각하기에 그럴싸한 방향으로 학생을 끌고 가봤자 오히려 학생에게 치명적인 독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보다는 오히려 학생의 personality에 맞는 관점에서 재밌게 써 나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이 강은 레드몬드 소재 엘리트 IB 학교인 Willows Preparatory School 에서 Director of College Counseling and Future Pathways로 재직하고 있으며, 온라인 테스트프렙 서비스 Lettuce Learn의 대표로 역임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이 있으신 분께서는 주저 없이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카톡: lettucelearn
  • 이메일: jay@lettucestudy.com
  • 웹사이트: lettucestudy.com
Total Reply 0

New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15

[후기] Harvard, Stanford 등 5개 탑티어 대학교 입학담당관과의 조찬 미팅

Lettuce Learn | 2025.05.15 | Votes 0 | Views 330
Lettuce Learn 2025.05.15 0 330
14

Harvard, Stanford 등 5개 탑티어 대학교 입학담당관 무료 합동 세미나 안내 (1)

Lettuce Learn | 2025.04.24 | Votes 0 | Views 456
Lettuce Learn 2025.04.24 0 456
13

봉사 활동, 제대로만 하면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는데... (안타깝)

Lettuce Learn | 2025.04.10 | Votes 0 | Views 647
Lettuce Learn 2025.04.10 0 647
12

School Day SAT란 무엇이고, 왜 효과적인가?

Lettuce Learn | 2025.03.28 | Votes 0 | Views 215
Lettuce Learn 2025.03.28 0 215
11

Harvard 연소득 20만불 이하 학생 등록금 면제?!

Lettuce Learn | 2025.03.20 | Votes 0 | Views 269
Lettuce Learn 2025.03.20 0 269
10

University of Washington 합격자 발표, 그리고 확인되는 입시 트렌드

Lettuce Learn | 2025.03.14 | Votes 2 | Views 568
Lettuce Learn 2025.03.14 2 568
9

ACT도 대폭 변한다! (+ 오프라인 SAT 모의고사 안내)

Lettuce Learn | 2025.01.29 | Votes 0 | Views 244
Lettuce Learn 2025.01.29 0 244
8

여름 학과외 활동을 고르는 기준 (+ 데이타베이스 공유)

Lettuce Learn | 2025.01.28 | Votes 0 | Views 230
Lettuce Learn 2025.01.28 0 230
7

사립 고등학교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오픈 하우스“

제이강 | 2025.01.08 | Votes 0 | Views 287
제이강 2025.01.08 0 287
6

입시 컨설턴트도 잘 모르는 대학 입시 핵심 요소 3가지

Lettuce Learn | 2024.11.25 | Votes 0 | Views 381
Lettuce Learn 2024.11.25 0 381
5

지금 이 시점에 11학년생에게 해주고 싶은 3가지 이야기

Lettuce Learn | 2024.05.17 | Votes 0 | Views 347
Lettuce Learn 2024.05.17 0 347
4

[특집] "SAT 점수 필수"로 회귀하는 탑티어 대학교들

Lettuce Learn | 2024.03.07 | Votes 0 | Views 408
Lettuce Learn 2024.03.07 0 408
3

한국 학생들이 SAT 준비에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 (2/3)

Lettuce Learn | 2024.01.31 | Votes 0 | Views 587
Lettuce Learn 2024.01.31 0 587
2

한국 학생들이 SAT 준비에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 (1/3)

Lettuce Learn | 2024.01.15 | Votes 0 | Views 624
Lettuce Learn 2024.01.15 0 624
1

1월부터 도입되는 Digital SAT, 두려워 말라!

Lettuce Learn | 2023.12.26 | Votes 0 | Views 494
Lettuce Learn 2023.12.26 0 494
New